마음이빚진
4월 23일, 제주 강정마을
나어릴때
2011. 4. 30. 21:43
오랜만의 여행, 실은 67%쯤 일이었고 33%쯤 여행이었던 제주행. 아니, 일- 중에서도 처음과 끝의 반나절은 일 아니었다면 어려울 발걸음이었으니, 반 넘게 여행이래도 틀릴 건 없겠다.
토요일 오후, 강정마을. 어렴풋한 기억이었다. 현애자 의원의 의정소식 메일 같은 데서 봤었던가? 그것도 몇 년 전에. 제주해군기지 싸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마음 한 켠을 열어두기에는 너무 먹고사는 일에만 파묻혀 각박하게 살아온 탓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려나, 강정마을.
누군가는 몇 년째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고, 나 살기도 바쁜 난 그저 살다가 잠시 민망한 걸음을 했다는... 기분 탓이겠지만. 우리를 맞아주신, 안경 너머 피로에 충혈된 선한 눈동자가 건네는 부드러운 미소에 좀은 송구한 마음이 되어버렸다.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가 바로 구럼비, 하나의 큰 바위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저렇게 갈라졌다는데... 강정마을을 지키는 분들의 친절함과 맑고 푸른 바다와 자연에 잠시나마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맡기고. 그러고도 차마 떠나기 아쉬워 구럼비 바위를 지나 은어떼의 힘찬 역류가 거짓말처럼 펼쳐지는 강정천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예정에 없던 걸음이었는데, 흔쾌히 함께해주신 순례단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강정마을만의 일도, 제주만의 일도 아닌, 우리 모두의 눈 앞에 떨어진... 생명과 평화와 자연을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지키시는 분들의 바람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했다.
강정에 더 많은 분들이 와서, 함께 싸우지는 않아도 좋으니 우리 싸움의 증인이 되어주시라!
제주올레 걷기를 준비하시는 분들, 강정포구가 있는 7코스를 꼭 방문해주시길.
그리고 우리 대신, 나 대신 지난한 싸움의 불씨를 피워올리는 분들과 함께해주시길.
토요일 오후, 강정마을. 어렴풋한 기억이었다. 현애자 의원의 의정소식 메일 같은 데서 봤었던가? 그것도 몇 년 전에. 제주해군기지 싸움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마음 한 켠을 열어두기에는 너무 먹고사는 일에만 파묻혀 각박하게 살아온 탓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려나, 강정마을.
누군가는 몇 년째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고, 나 살기도 바쁜 난 그저 살다가 잠시 민망한 걸음을 했다는... 기분 탓이겠지만. 우리를 맞아주신, 안경 너머 피로에 충혈된 선한 눈동자가 건네는 부드러운 미소에 좀은 송구한 마음이 되어버렸다.
강정마을 입구에서 해안기지 싸움의 중심(?)인 구럼비 바위로 접어드는 길에는 눈에 띄는 벽화들이 있었다. 그저 마을을 아름답게 장식한 그림이었다면 반갑기만 했을 예쁜, 하지만 보는 순간 몇 년 전의 대추리 그리고 두 해 전의 용산이 떠올라버린. 앞선 싸움들처럼 권력이 들이미는 포크레인에 처참히 깨어져 사라져버리지 않기를.
강정포구는 제주올레 7코스의 길이란다. 선한 눈매로 우리 일행을 맞아주신 분을 따라, 짧게나마 그 길을 걸어 구럼비 바위로. 십 분이 채 안 걸려 눈이 시원해지는 강정바다와 만난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해군기지를 밀어부치는 국가와 자본의 분탕질에 갈라져 반목하다 지쳐버렸던 주민들의 싸움은, 올 봄 100일 순례의 시작으로 강정마을을 찾았다가 둥지를 튼 생명평화결사 순례단과 싸움에 온 힘을 보태는 사람들의 연대로 희망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단다.
영화평론가 양윤모 님은 해군기지 공사 강행에 맞서 싸우다가 구속이 되어 옥중 단식 중이시라는데, 아래의 비닐하우스에서 오랫동안 홀로 바다와 평화를 지키셨단다. 구럼비 바위와 맞닿은 해안 한 켠에는 평화를 바라는 여러가지 구조물들, 강정 바다와 싸움의 기록들을 볼 수 있는 사진들과 마음을 모으는 서명에 함께 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가 바로 구럼비, 하나의 큰 바위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저렇게 갈라졌다는데... 강정마을을 지키는 분들의 친절함과 맑고 푸른 바다와 자연에 잠시나마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맡기고. 그러고도 차마 떠나기 아쉬워 구럼비 바위를 지나 은어떼의 힘찬 역류가 거짓말처럼 펼쳐지는 강정천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예정에 없던 걸음이었는데, 흔쾌히 함께해주신 순례단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강정마을만의 일도, 제주만의 일도 아닌, 우리 모두의 눈 앞에 떨어진... 생명과 평화와 자연을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지키시는 분들의 바람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했다.
강정에 더 많은 분들이 와서, 함께 싸우지는 않아도 좋으니 우리 싸움의 증인이 되어주시라!
제주올레 걷기를 준비하시는 분들, 강정포구가 있는 7코스를 꼭 방문해주시길.
그리고 우리 대신, 나 대신 지난한 싸움의 불씨를 피워올리는 분들과 함께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