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걸음걸이

[어른들은 몰라요]

나어릴때 2021. 4. 17. 01:08



포스터와 간략한 영화 소개로 대략 짐작은 했는데, 그보다 더 독하고 독특한 느낌의 영화였다. 이규형의 [어른들은 몰라요]를 아는 세대이자 [박화영]을 보지 못한 관객으로서, 영화가 신랄하게 재현하는 어떤 십대들과 그들을 둘러싼 세계가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나는 18 세진 18 주영보다 한참한참 더 어른이지만, 같은 세대인들 저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오만한 생각도 들었는데... 제말 그만 좀 하지,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하고도 조금 더 가서야 겨우 멈추는 폭력적인 장면들을 보는 게 많이 힘들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의 만듦새는 매력적이고 훌륭하게 느껴졌다. "도대체 니네 문제가 뭐니?" "우리도 먹고 살아야죠" 경찰관과 세진의 대화에서는 아무래도 경찰관의 마음에 이입이 되었기 때문에, 충격적인 사건들 못지 않게 충격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건 캐릭터 그 자체와 태도의 격변이기도 했다. 청소년 역할을 한 대다수의 배우들이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너무 힘들었겠다 싶은 전개였는데, 특히 너무 많이 맞고 때리기도 하는 재필이 눈에 들어왔고 엔드 크레딧에서 그가 감독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많이 놀랐다. 배우들의 연기와 관람 후 알게 된 감독의 존재가 경이로웠고, 실례일 수 있겠지만 스케이트보드와 뮤직비디오 같은 어떤 씬들로 인해 자비에 돌란이 떠오르기도 했다. 정말이지 거침없고 강렬한 영화였고 마지막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가 잘 어울리는 엔딩이라고 느껴졌다. 


4/16 롯데시네마통영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