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걸음걸이
[책-종이-가위 book-paper-scissors]
나어릴때
2019. 10. 17. 01:10
일평생 수작업으로 책표지를 만들고 있는 일본 장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였다. 주인공은 75세의 장인이지만, 현대적 직업이랄 수 있는 북 디자이너에 자신의 작업실을 갖고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소개를 보고 왠지 대단히 궁금해서 상영관이 메가박스장산임에도 예매했는데, 영화제 후반으로 가며 떨어진 체력과 컨디션 난조로 좀 집중이 어려웠다. 그 헐렁했던 <안도 다다오>도 그러려니 하며 봤는데, 잔잔하게 흐르는 장인의 일상, 수십 년 작업 동반자들과의 교류를 담담히 보여주는 화면이 좀 졸렸다.
그래도 한 권의 책 표지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도 저렇게도 시도해보고, 최적의 배치와 색감과 종이 등을 찾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일본 출판계의 역사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자로서 알아채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겠지만, 물성을 가진 많은 것들이 전자화되고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세상에서 인생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일에 처음처럼 전력을 다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았다.
10/10 메가박스해운대
24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