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같은바람

[혼자가 좋다]

나어릴때 2019. 3. 10. 19:06


평이한 제목보다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삶’이 더 와닿고 적절한 제목인 것 같다. 단 이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통해 혼자일 때 나는 전체와 연결되고 충만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흔한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의 제목이었지만 소개를 보며 끌렸고 정희진의 추천사에 자기계발서류는 아니겠구나 싶은 최소한의 신뢰를 갖고 고른 책이었고, 좋은 선택이었다.

그 자신 함께였다가 홀로 된 저자의 경험과 연구, 통찰을 바탕으로 21가지 경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다. 명상과 묵상 등으로 홀로 있음을 높은 경지의 깨달음과 지혜로 승화시킨 저자의 너르고 여유로운 마음과 혜안이 곳곳에서 읽힌다. 그러면서도 홀로 있음을 강변하거나 위로하기 위해서, 혹은 어차피 그렇게 되었으니 이래보자는 체념이나 정신 승리가 아니라 그저 개인적으로 그런 상태와 현실임을 담담히 인정하고 한편 사회와 역사의 구조적인 변화와 조건들도 짚어가면서 억지스러움 없는 조언을 편안하게 건네는 것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수많은 이들이 홀로 있지만 여전히 혼자인 사람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과도기적인 현실에서,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단련하며 자아효능감을 느끼면서 충만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적잖이 북돋아주는 글이었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몇 년 안에 지금보다 더욱 혼자가 되어 낯선 곳에서 살아갈 내 모습을 떠올렸고,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되새겨본다면 힘이 되리라고 생각됐다.


프란치스카 무리 지음, 유영미 옮김, 2/17

2018.5.28 1판1쇄 6.28 2쇄, 심플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