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비록 그가 나와 닿지 못하는 서로 다른 장소에 있더라도
나와 같은 시간에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우리에겐 어떤 외로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랑은 외로움을 덜어내기 위한 바지런한 몸짓이 아니라,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외로움을 '함께' 느끼기 위한 힘겨운 몸짓이라고."
- 발터 벤야민, <모스크바 일기> 중에서
9월이 왔다, <모스크바 일기>를 읽으면서는 사람 다 똑같구나 하는 위안을 느꼈고... 언젠가는, 점점이 홀로 떨어져 각기 외로운 이들 그 존재 자체의 연대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다른 거 없고 그냥, 우리 모두 똑같이 외로운 존재들이라는 어떤 연대감. 사실 그런 연대감을 깊이 절감한 때는 누군가 떠나가는 균열의 순간이었다.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마주쳤으면 하고 바랐던 이를 마주치지 못한 채 팔월을 보냈다. 그리고 에두른 인연이라도 숨겨져 있었으면 하고 바랐던 대답을 듣지 못한 채 구월을 맞는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닐지 모른다는 조용한 체념, 고요한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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