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빚진2017. 8. 14. 01:53


<오래된 집에 머물다>를 읽고 <해피해피브레드>를 오랜만에 다시 봤다. 허상인 줄 알면서도 내내 머릿속에 누군가를 떠올렸고, 무의식 중의 연상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무언가를 볼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실패한 지난 연애와 관계 들의 기억보다, 이후에 대한 절박한 기대가 큰탓이겠지.

이렇게 '한 사람'에 집착하는 지금의 나는 결국, 지난 관계들의 실패가 만들어낸 것인지 모른다. 계산없이, 주는 기쁨이라 생각했지만.. 연속되면 어김없이 서운했고 나만 왜 이래야 하나 싶어졌었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단 한 사람을 찾고 연애를 하는 것일 테다, 나 역시 외롭고 평범한 한 사람. 더구나 나이 먹고 갈수록 약해지며 살다 보니 그게 누구든 한 사람이 있었으면 싶지만 더 이상 순수나 운명 따위를 믿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순간을 맞이하고 만 것도 같다. 조금 슬프기도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런 마음이 족히 한 달은 계속되고 있고, 그만큼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는 걸 테니까. 

그런 아련하고도 절실한 기분이 고여 있는 마음에 오랜만에 들은 노래의 가사가 훅 들어왔고, 눈물이 났다. "하지만 기다림에 늙고 지쳐 쓰러지지 않게 어서 나타나줘" 슬프지만 고맙고, 한편 씁쓸하고..

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