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비범한 외모를 지닌 남녀의 사랑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선남선녀들이 세상 평범한 인물로 등장하는 여타 영화들과 다른 신선함이 있겠거니, 더불어 스웨덴 영화를 볼 기회는 별로 없으니 그것도 괜찮다 싶어서. 영화는 많은 이야기들이 겹겹이 포개져 있고 그만큼 복잡한 질문들을 던졌다. 경계에 선, 경계를 오가는, 집단 속의 이종으로 존재하는 소수자를 여러 차원에서 조망하며 또 당사자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다차원적인 시선이 교차하는 영화였다.
큐레이터의 해설로 얻은 정보에 의하면, 1981년생인 감독은 이란 출신으로 스웨덴에서 성장했다 하고 지난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 작품을 평단은 기요르모 델 토로의 <셰이프 오브 워터>와 비견했다고 한다. 큐레이터의 말대로, 그보단 더욱 현실에 깊이 착목하고 있다고 느낀 건 ‘경계선’의 함의를 표상함과 동시에 공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주인공의 구체적인 일과 동거인, 이따금 찾아뵙는 아버지, 소수이지만 이웃들과 함께하는 일상의 결이 꽤 자연스럽게 재현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로테스크하고도 아름다웠다.
10/25 cgv신촌아트레온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