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걸음걸이2021. 7. 30. 16:18

 

 

다시 보니 제목이 영화 연출에 대한 감독의 신념을 대변하는 것 같다. 난삽하게 출몰하는 번민과 추억이 공존하는 것이 노년의 시간이라면 그것을 추체험한 느낌이 들었다. 지나치게 번잡한 상징과 형식을 마구잡이로 끌어온, 감독 하고 싶은 거 다 한 영화였다. 아오이 유우의 매력으로도 무찌를 수 없는 강력함을 지닌, 나로서는 거의 최악이라고 느껴진 영화였다. 엔딩이면 좋았을 장면을 대여섯 번 넘기고도 아무런 감흥없이 이어지고 이어지는 이야기에 질릴 지경이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소란하고 우스꽝스러운 “내는 니다” 삼인조가 너무나 거슬렸다. 쓸데 없는 부분 다 들어내고 90분쯤으로 만들었다면 나았겠다 싶었고, 내게는 마무런 소구력이 없었던 “내는 니다”가 자막이 다 올라간 후까지 나오는 데 기겁했다. 영화 보며 특정 부분이 이렇게 지긋지긋하기는 처음이었는데, 마지막 쿠키사운드로까지 등장하다니. 절제에 대해 많이 생각했고, 컨디션 탓도 있었겠지만 정말 힘들었다. 

 

 

7/29 cgv서면 art2

 

 

'빛의걸음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닉스]  (0) 2021.07.30
[갈매기]  (0) 2021.07.30
[오필리아]  (0) 2021.07.30
[와인 패밀리]  (0) 2021.07.30
[우리, 둘]  (0) 2021.07.30
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