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산국제영화제 두번째 영화. 풍산 일정 펑크로 급하게 남은 영화들 중 예매하느라 고르게 된 작품, 페루와 동성애라는 키워드에 혹했고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영화도 아주 새롭거나 새삼스런 감동의 물결은 아니었지만, 어쩌면 개인적으로 동성애 코드의 영화를 적잖이 봤기 때문인지도.
주인공 세바스티안은 미국 LA에서 요리사로 일하며 동성애자 혼인권 행진에서 만난 변호사 조쉬와 결혼해 살고 있는 게이다. 영화는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진 어머니의 소식에 페루로 돌아온 세바스티안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보수적인 소도시의 시장이자 변호사인 완고한 어머니, 십년쯤 전 아들의 성정체성을 알고 본인의 명예를 위해 아들을 떠나보냈던 어머니는 갑작스런 병으로 쓰러져 반무의식인 상태에서야 내 곁을 떠나지 말라는 속내를 보인다. 그리고 과거 연인 루시아와 재회한 세바스티안은 여전히 자신에게 애틋한 감정을 전하는 그녀와 혼란스러운 하룻밤을 보내고,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의 간호사로 일하는 루시아와 자주 마주치며 그가 미처 존재를 몰랐던 자신의 아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를 만나기 위해 LA에서 날아온 조쉬로 인해 어머니와 루시아와만 공유했던, 고향을 떠난 이유가 됐던 비밀이 온 마을에 소문으로 퍼지고... 호모포비아 3인방을 비롯한 이웃과 가까웠던 친구들의 외면과 비난이 이어진다. (이하 생략)
영화 상영 전 어눌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전했던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반영된 작품이었고, 이후 이어진 gv에서 함께한 제작자는 친형이라고 해서 그것도 조금 신기했다. 모든 순서가 끝나자 감독과 제작자가 퇴장하는 앞문에 서서 극장을 나가는 관객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감독의 싸인이 담긴 브로셔를 나눠주었다. 영화가 괜찮았다면, gv는 꽤 좋았고, 퇴장은 감동이었다.
'빛의걸음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0) | 2015.02.03 |
---|---|
지미스홀 (0) | 2014.11.01 |
비긴어게인 (0) | 2014.09.30 |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0) | 2014.09.07 |
동경가족 (0) | 2014.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