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일기2022. 3. 19. 02:33



잠이 들락말락하는데 어디선가 계속 남자의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국정원이...”, “살려주세요.” 라는 말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위인지 아래인지 알 수 없고, 궁금하다기보다는 불안해져서 꿈결이었으면 싶다가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하나 싶다가... 정확히 들리지 않지만 급박하다기보다는 뭔가 그냥 계속 외치는 것 같아서 그만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조금 후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연속해서 들렸다. 설마 우리집인가 하고 일어나 귀를 기울이니 정말 우리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넘길 수도 없어 열었더니 경찰 세 명, 후레시 불빛을 계속 비췄다는데 이 집 맞냐고 했다. 누군가 소리를 듣고 신고한 모양, 소리가 계속 들리기는 했다니까 아래인지 위인지 묻는데 모르겠고 그러는 사이 다시 소리가 들려왔고 바로 아래층이었다.

경찰들은 죄송하다고 하고 나는 들어왔는데, 어쨌든 경찰들을 보니 좀 안도가 되어 복도로 나가봤더니 아래층에서 경찰들과 거주자로 생각되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1층 아파트 입구로 119 구급차 한 대가 빠져나갔고 이어 소방차도 조용히 빠져나갔다. 아래에서 계속 작은 말소리가 들렸지만 무슨 일인지 알 수 없고 동 입구에는 경찰차가 있다. 이제는 잠잠해졌는데 대체 무슨 일이었을까.

낮에는 책모임 함께하는 지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서울에서 모임할 때 올라가면 신세를 지던 이고 혼자 사는 터라 마음이 쓰여서 배달음식을 시켜줬는데, 그는 동네 지인이라도 있으니 약 정도는 부탁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동네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이다 보니 갑자기 확진되면 꽤 난감하겠다 싶었는데, 새벽에 이런 소동을 겪고 나니 기분이 이상하다. 마침 읽고 있던 책이 지금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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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