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같은바람2019. 9. 9. 16:04

 

언젠가 내가 일하는 공간 때문에 그의 인터뷰이가 된 적이 있었다. ‘은유’라는 이름을 쓰기 전이었던 것 같고 이후 이따금 거리에서 마주치면 서로 어디선가 봤다는 기억에 짧은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그가 갑자기(?) 글쓰기계의 셀럽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이 책과 은유라는 필명이 꽤 유명해졌다. 궁금도 했고 실은 나 역시 글을 써야지 매번 생각만 하며 지내온 게 한참이라, 겸사겸사 읽었다.
그는 성실하고 절박하게 글쓰기에 삶을 담근 채 오랫동안 걸어온 사람인 것 같다. 자신이 읽은 글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메모하고, 그 메모에 붙인 한 쪽 분량의 짤막한 이야기를 모은 책인데도 강렬하고 힘이 있었다. 초심을 잃지 않은 글 쓰는 사람이어선지, 어쩌면 글쓰기를 시작도 하지 않았으면서 고민하고 마주하는 오랜 내 모습도 떠올랐고 한편 허영심처럼 글을 써야지 생각하며 정작 움직이지는 않는 지금의 내 모습도 돌아보게 됐다. 
어쨌든 글을 쓰고 싶게 만든 책, 잘 읽었다. 고맙다.

8/24
은유
2016.8.4초판1쇄 2018.12.24초판11쇄 발행, 도서출판유유

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