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같은바람2019. 9. 9. 16:01

 

일곱 편의 중단편에 작가노트와 해설, 심사경위와 심사평까지 390쪽이나 되는 가볍지 만은 않은 소설집이다. 
작년에 9회 작품집은 제대로 안 읽고 팔아버린 것 같으니 제대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한 편 한 편 꽤 재미있고 신선했고, 이래서 소설은 계속 쓰여지고 읽히는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심사경위를 읽으면서야 윤대녕 작가가 5명의 심사위원 중 하나였다는 걸 알게 되어 반가웠고, 그 중 가장 고루하고(?) 평범한 그의 심사평이 괜히 애잔하기도 또 귀엽기도 하였다. 등단 10년 이내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수상자 중에 김희선 작가를 제외하면 모두가 1980년대생, 그래봐야 벌써 30대 중반의 어른작가들이지만... 무얼 하든 무얼 읽든 나의 ‘늙음’을 인지하고 습관적 서글픔을 느끼는 일 역시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으로 새삼 소설의 힘, 이야기의 매력을 다시 느꼈고 (쓰는 건 언감생심이지만) 읽는 건 계속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얇지 않은 이 책의 정가는 5,500원인데, 뒤표지 하단에 작게 이 책의 적정가는 12,000원이지만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보급가로 판매한다는 설명이 쓰여 있다. 빠르게 달라지고 무너져가는 세상에 계속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고맙다.

8/7
2019.3.27초판인쇄 4.5발행,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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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