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이 지나갔다. 그래도 전에는 5월이 되면, 한참 전 이맘 때의 광주를 생각하며 관련된 책 한 권이라도 묵묵히 읽어보고 생각도 해보고 기억도 안 나는 끄적임이라도 남겨 놓고는 했었는데... 매우 개인적인 성향에 기반한 퇴행적 관성이래도 할 말은 없지만. 괜히 뭔가 허전하고 잘 못 살고 있는 것 같고 불특정다수에게 미안하고 그런 마음이다. 고 이윤형님의 49재이기도 하고 유성기업투쟁 1주년 문화제가 있는 날이기도 했는데, 캠페인 준비에 이런 저런 일 처리하느라 사무실에만 있다가 와서 더 그런 지도. 구체적인 활동 하나하나 챙기고 성실하게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이게 뭔가 싶기는 했다. 정말, 이게 뭐냐.
미안한 마음에 리트윗이라도 열심히 하려고 타임라인을 들여다보다가... 아, 참 사람은 다양하구나! 다시 한 번 실감. 날이 날이라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멘션을 날리는 사람들의 살아온 시간이나 이력에 대해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들에 177%쯤의 감정이입으로 당사자보다 더 간절하고 고백적인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날리는 사람들. 좀 무섭기도 하다. 캠페인 전후에 내가 느끼는 어떤 이물감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그런 글을 마주할 때마다 오히려 스스로를 대상화하는 듯한, 한 때 내가 그 자신만큼 알고 있다고 느꼈던... 선생님과 아저씨에 대한 마음들, 어쩌면 참으로 고요하고 내밀한 폭력, 좀 웃기지만 'last days'를 통해 섬뜩하게 마주친. 뭐 그런 느낌. 아무려나, 나는 참 불편하더라.
한 편, 한 달 전 내 생일에 정리한 관계가 5월 18일로 완전히 끝났음을 알게 됐다. 별다른 마음의 동요는 없고 그냥 그런갑다 싶은 걸 보면 나도 참 어지간히 냉정하다 싶지만, 어차피 그렇게 정리되는 게 맞는 일. 잘 되었다. 어차피 외로움은 내 꺼고, 그리움도 내 꺼고. 뭐 그런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