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알리바이2024. 3. 20. 22:22



1월 말 2월 초에 다녀오고 설 연휴에 2편 본 걸로 2월에는 자제했던 부산영화여행을 2박 3일간 다녀왔다. 숙박세일페스타 덕에 숙박비가 매우 세이브되었고 아트하우스와 vip쿠폰, cj포인트 반값예매 등을 총동원하여 7편 중 1편만 유료예매, 냉동보관 중이던 치즈케이크와 M과의 부산행 때 생긴 천혜향 등 바리바리 챙겨간 먹거리들로 채운 알뜰살뜰 나들이였다. 자영업자에게 도움 안 되는 패턴이지만 그렇게 아끼며 사는 덕에 지금껏 알음알음 하고 싶은 거 하며 살고 있으니, 혼자 타지행에서는 좀처럼 변치 않는 루틴이기도 하다.


떠나기 며칠 전부터 cgv앱을 엄청 들락거리며 일자별로 보고픈 영화를 적정히 구성하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고 나름 완성한 최선은 1일차 2편, 2일차 4편, 3일차 1편이었다. 하루 4편은 소시적 부산국제영화제 때나 하던 짓인 데다 그중 3편이 러닝타임 140분 이상이어서 부담스러웠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들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하여 첫날은 동심에 대해, 다음 날은 믿음에 대해, 마지막은 추억에 대해, 각기 다른 영화들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곱씹어볼 수 있었다-고 허세를 부려본다. 집으로 돌아와 바닥을 친 체력을 실감하며 한 달도 남지 않은 여행에 대한 걱정에 빠져든 건 덤.

 

[왓츠 러브]와 [조용한 이주]와 [메이 디셈버]도 보고 싶었지만, 소도시민 주제에 궁금한 모든 영화를 볼 수 없으니 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 물리적인 조건이 받쳐주지 않으니 포기하게 되는 부분과 더불어, 노화에 따른 불감도 증가 때문인지 어지간한 영화가 아니면 어릴 적처럼 빠져들고 사로잡히지 않더라는 경험치에 따른 무심함도 이제는 작용한다. 그럼에도 영화와 영화관 자체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으니 유럽의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상상을 해보는데, 실현 가능한 상상이므로 기대가 된다. 아주 좋았던 데다 대사가 없는 [로봇 드림]이나 이미 본 적 있는 영화나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다면 더욱 좋을 듯. 욕심껏 본 영화들 중 반 이상이 그냥 그러했지만, 올해 상반기 마지막이 될 부산영화여행은 그럭저럭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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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