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같은바람2011. 5. 15. 20:57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뉴스를 봤다. '새만금 사업 잠정중단 결정' 새만금을 살리려는 분들의 고난에 찬 삼보일배가 끝나고 다시 조용해지는가 싶었는데..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이었다. 세상은 이렇게나마 조금씩 나아지려는 걸까?

최열 아저씨는 지구촌의 문제를 먹을거리, 쓰레기, 물, 공기, 에너지, 생태계의 여섯 주제로 나누어 환경의 실태와 문제와 작지만 실천적 대안까지 조곤조곤 이야기하듯 친절히 설명해주고, 그도 모자라 재미있고 귀여운 삽화까지 곁들여놓았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은 주제에 적합한 관련 인물을 선정해 간단한 인터뷰로 마무리하면서 앞에서 다룬 이야기를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눈에 확 들어오는 편집에 글씨도 크고 쪽수도 많지 않은 터라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환경교과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생각으로 그냥 넘겨온 많은 것들이 환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상당히 왜곡되고 잘못된 상식이었다는 것, 이미 몸에 배어버린 생활 습관 역시 지금이라도 의식적으로 고쳐나가야한다는 절박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 대부분의 문제들이 그 유기적 관련성은 흐려지고 일차적 당사자들에게만 큰 문제거리로 다가가곤 하지만, 지구의 일 만큼은 그 누구라도 당사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어쩌면 서른이 된 지금까지도 벌레를 보면 일단 징그러워 기겁을 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것도 부정적 의미의 인간 중심적 사고로 점철된 이기심 덕은 아닐까 싶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인간의 관점으로 타자화시킨 '자연'만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상생하며 스스로 생동하고 자정하는 지구촌 환경 교육이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가끔 숙제나 하면서 잠시 느끼고 잊어버리기에는 시간이 갈수록 병들어갈 우리의 삶터가 너무나 소중하니까. 오랜만에 만난 읽기 위한 책만이 아닌, '실천하기 위한 책'이다.


2003-07-16 00:16, 알라딘



최열아저씨의지구촌환경이야기2(풀꽃문고2)
카테고리 아동 > 과학/수학/우주 > 환경/생태
지은이 최열 (청년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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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