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걸음걸이2022. 8. 18. 00:45

 

 

포뢰섬의 아름다운 풍광이 멋졌다. 전설적인 영화감독과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해석도 흥미로웠는데 아쉽게도 나는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영화를 단 한 편도 보지 못했으므로 사상누각 같은 흥미로움이었다. 크리스와 토니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영화가, 크리스의 작업 진전과 더불어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중후반부는 꽤 신선한 느낌이었다. 현실과 영화 속 영화를 경계없이 넘나들고, 영화 속 인물과 영화 속 영화의 캐릭터들이 조우하는 장면 같은 것들. (언제적...)[레스트리스]에서 발산하던 신비로움 대신 삼십대 생활자의 면모가 충만한 에이미, 미아 와시코우스카의 등장이 반갑기도 했고 초반부터 독립적인 듯 의존적인 크리스 캐릭터가 나는 좀 편치 않았기 때문에, 묵음 처리된 징징거림처럼 느껴졌던 토니를 향한 크리스의 태도가 드러나지 않는 중반 이후부터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같다. 그러나 홍보물이 전하는 미디어들의 극찬에 적극적으로 공감하기는 어려웠고, 아이와 포옹하는 크리스의 모습으로 끝나는 영화의 피날레는 사실 좀 의아했다. 설마 결국 모성, 뭐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약간 짐짓의 아이콘처럼 느껴졌던 크리스의 마음과 태도에 이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영화들 중 가장 기대했는데 좀 아쉽지만, 아는 만큼 보고 느낄 수밖에 없으니 그러려니. 


8/17 cgv서면 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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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