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먼저였는지 기억나지 않고 실은 두 책의 내용도 정확히 떠오르지 않지만, 잇달아 읽으며 마음 깊은 각인의 느낌을 남겼던 줌파 라히리의 "이름 뒤에 숨은 사랑"과 "그저 좋은 사람"은 내게 소중한 책이다.
그보다 전에 출간된 첫 소설집, 마음산책에서 재출간되었고 인기있는 팟캐스트를 통해 소개가 되며 다시 회자된 모양이다.
열 편쯤 되는 단편 중 내 마음을 직접 두드린 건 단연 "섹시"였다. 삶의 배경과 문화와 인종 등 사회적이고 생물학적인 조건을 무색하게 하는 인간 보편의 감정들, 사람에게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간주되는 그 어떤 요소들보다 상황과 상호작용이라는 고유한 조간이 보편의 공감에 지대한 결정력을 가진다는 것을, 그녀의 책에서 자주 경험한다.
다소 복잡한 마음으로 연말과 연시를 맞으며 읽은 첫 책, 그녀의 전작들만큼은 아니었지만 조용한 위로가 되어줬다. 그리고 지난해 나온 두터운 신간 [저지대]가 기다리고 있다.
줌파 라히리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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