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걸음걸이2022. 10. 14. 16:33

 


명불허전 배우들의 연기와 발리의 아름다운 풍광, 비현실적이지만 내려놓고 보면 부담없는 서사와 적당한 반전, 캐릭터와 대사의 티키타카가 잘 어우러진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였다. 이제는 당연한 기본이겠지만 주요 배경이자 인물들인 발리와 원주민들의 문화를 잘 담아내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고, 덕분인지 민망한 대상화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이 느껴지지 않은 점이 좋았다.

 

데이빗과 조지아는 눈만 마주치면 끊임없이 싸워대고 서로에 대해 오래 묵은 악감정도 진심으로 보이지만 몇 번의 고비와 사건을 통해 행복한 화해에 이르는 로코의 오랜 공식은 변하지 않는다. 시대착오적인 수식어가 된 '꿈의 공장' 헐리우드를 여전히 믿고 싶은 제작진의 결기가 가득한 영화처럼 느껴졌고, 제작에도 참여한 두 배우의 이름을 보며 한 시절 헐리우드를 풍미한 거물들의 로망과 향수 덕에 가능했던 작품일까 싶기도 했다. 어쨌거나 5박 6일 영화 여행의 마지막 날을 가볍고 유쾌하게 열어준, 쿠폰 덕에 더욱 부담없이 즐긴 영화였다.

 

 

10/14 cgv서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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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