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 일 년쯤 고양이와 함께 살았던 것 외엔 동물을 키워본 일이 없다. 오랫동안 '동물의 왕국'이 유일했던 동물 관련 프로그램들은 이제는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방송하는 꽤 인기있는 오락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 여파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이 출간된 것도 그 즈음인 것 같다.
손에 넣은 지 벌써 1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 언제 펼쳐봐도 새롭다. 동물에 대한 관심과 별개로, 감정을 가진 생물체라는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 하나를 마음에 두고 책장을 펼쳐본다면 잠시나마 행복한 마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의 주인공이 된 동물들이 왼 편에 붙은 짧은 설명과 같은 마음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생명체의 감정을 담는 창을 눈이라고 한다면 대체로 맞아들어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흑백으로 소박하게 실린 사진 속의 동물들은 어떤 것은 너무 사랑스럽고 또 어떤 것은 인생을 아는 듯한 표정을 짓고도 있어서 책장을 넘기는 손을 잠깐씩 멈추게 만든다.
책 선물을 즐기는 편인데 이 책은 대여섯 권쯤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한 것 같다. 사실 아주 새롭거나 깊은 감동이 담겨있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 나서 다시 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오는 느낌, 세상이 평온한 것 같은 느낌은 내가 이 책에 느끼는 고마움이다. 모든 책에 유효기간이란 건 없는지 모르지만, 손 닿는 곳 가까이에 두고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다시 펼쳐들게 되는 책이다.
2003-02-10 21:13,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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