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인기 있는 기성작가군에 자리 잡았겠지만 나로서는 예전, 김연수와의 공저 산문집 말고는 읽어본 적이 없는. 그럼에도 괜한 친근함을 보유 중이던 차, 제목에 등장한 무려 '공장'이라는 단어에 혹해버렸다. 소시적 이런저런 산문집 꽤나 읽었고, 어지간히 읽고 나니 대체로 살면서 느끼는 갖은 감상들은 사람이라면 별 다르지 않구나 하는 당연한 깨달음으로 좀은 식상해있던 차. 어찌됐든 무려 '공장'이라는 단어에 혹해 나도 모르게 약간의 기대를 가져버렸으나, 음음... 아쉬웠다. '사람'이 있었다는 프롤로그에 그래, 역시, 했던 기대치는 전혀 적중하지 않았고, 애초에 노동자의 일터인 공장이라기보단 물건의 산지로서의 공장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보니 당연히 작가가 만나는 '사람'은 공장을 안내하고 거기서 만들어내는 상품을 설명하는, 한 마디로 관리자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주간지에 연재하고 마침내 산문집으로 엮어내는 이 책의 성격에 핀트 안 맞는 기대치를 갖다 얹은 내 섣부름의 결과이겠으나... 아무려나 나로서는, 대개 물건의 생산과정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는 게 좀 실망스럽기도 했고, 사물의 뒷면이니 해서 붙여진 내용들도, 작가의 다재다능을 드러내는 이외에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다. 뭔가 여러 모로 나랑 비슷한 구석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냥 그렇다는 정도. 내 취향은 아닌 듯 하다.
김중혁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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