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같은바람2014. 10. 1. 23:30


영화를 보고 노래에 마음이 흠뻑 젖어 유튜브에서 찾은 오에스티를 이어 들으며 과천 향하는 전철 안에서 펼쳐 든, 윤가브리엘의 "하늘을 듣는다" 예전 언젠가 알게 된 후 책을 찾으니 절판이어서 마음 먹고 중고샵에서 구했고, 마침 들고나간 타이밍이 적절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전철에서 펼쳐든 책장은 이상하게 마음을 차분하게 했고, 복잡하게 뒤섞인 인파 속에서 귀로 눈으로 들어와 마음을 가득 채우는 노래 속에서 안온한 느낌이 들었다. 노래로 가득찬 영화를 본 후 삶에 불어닥치는 갖은 간난을 노래의 위로로 견뎌낸 사람의 이야기를 푹 빠져 읽으며... 덕분에, 환승역에서 방향을 거꾸로 잡아 대야미까지 가긴 했지만 말이다. 나 역시 좋아하던 뮤지션과 노래들. 거의 동시대를 전혀 다른 이력과 풍경으로 살아내고 있는 그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동경과 연민의 마음이 솟아 오르고.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는 삶 그러나 그 마디마디에 깊이 배어있는 고통을 그때마다 견디고 버티고 이겨내며, 그야말로 사랑과 투쟁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인간에 대한 경이로움이... 아마도 글을 쓴 당사자는 별로 원치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갖다대기조차 민망하지만, 마침 시월의 첫 날. 영화와 과천 코오롱 문화제에서의 꽃다지 공연과 단숨에 읽어낸 "하늘을 듣는다"가, 오랫동안 산란하게 흩트러졌던 일상의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고마워요, 모두들. 이제 나도 "비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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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