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같은바람2015. 9. 4. 03:00


얼마 전 딜쿠샤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는 뉴스를 접하고서 찾아보니 이미 번역이 되어 있었다. 언젠가 우연히 본, 비밀을 간직한 채 퇴락한 낡은 건물과 그 속에 깃들어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가 딜쿠샤의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지는 다큐에 깊은 여운이 남아 기억하고 있었다. ‘DILKUSHA 1923'이라는 암호 같은 표지석으로 인해 더욱 내막을 알 수 없는 오래 되고 거대한 벽돌집, 그곳에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싶으면서도… 낭만적이고 비감 어린 사연들을 묵묵히 간직하고 있을, 기적처럼 남아있다는 그 집이 보고 싶었다.

9월이 되면 책을 읽고 조용히 가봐야지, 생각하며 검색으로 접한 이야기들은 사실 좀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읽는 내내 양가감정이 오갔다. 개화기 최초의 금광업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와서 성장했고 금광개발업으로 40년 이상을 보내며 ‘조선’을 사랑했던, 일제에 의해 추방되어 고향으로 돌아가 숨을 거둔 후에도 유언에 따라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지에 묻혔다는 윌리엄 테일러. 하지만 일제의 식민통치와 그로 인한 금광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수탈에 가담한 주인공 일가의 존재 자체가 모순적이다. 책의 빨간 띠지에 쓰여진 대로 <'미스터리의 집, 딜쿠샤'의 영화 같은 이야기>라는 숨겨진 역사와 극적으로 드러난 지난 사실들을 밝혀준 성실한 기록이라는 측면에서는 흥미롭지만… 저자가 스스로 자신의 삶의 상징처럼 여기며 아꼈던 “호박 목걸이”를 제목으로 붙인 데서 볼 수 있듯이, 무척이나 개인적인 기록이다. 

3.1운동을 알린 외신기자라는 카피가 메인으로 붙었지만 윌리엄 테일러의 본업은 광산개발업자였고 그의 아버지는 조선 최초로 개발사업권을 따낸 외국인이었다. 당시 체류하던 엘리트 외국인 사회의 주요 멤버였던 덕에 통신원 자격을 얻게 되었을 앨버트 테일러를, 3.1운동과 제암리 학살 사건을 최초로 알린 외신기자로만 부각시키는 선택적 수식어 역시 마뜩치 않기는 마찬가지. 물론 책을 집필한 메리 린리 테일러의 삶은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관점에서는 놀랍도록 진취적인 행보였지만 '대영제국' 부잣집 딸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할 테다. 그들이 이 땅에서 부부로 살았던 1917년부터 1941년은 일본령 조선이었고, 그들의 삶의 기반도 그들이 누린 부와 사치 역시 제국주의 지배세력의 수탈에 숟가락을 얹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점령자의 일부로 부와 사치를 누리며 군림하는 자들의 낭만과 연민과 굽어보는 휴머니즘 같은 것들이 가득한 책이기도 했다.

아무려나 그들은 강제점령기 일본 제국주의가 열어젖힌 수탈의 행렬 맨 앞에 선 이들이었고, 그들의 사랑하는 친구들 대부분은 (그런 게 있다면) ‘인간의 얼굴을 한’ 제국주의자였고, 그러한 위계적이고 폭력적인 질서에 편승한 지배세력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식민지의 주민들을 하인으로 부리고, 연일 이어지는 파티를 위해 본국에서 사치품을 공수하고, 여름철이면 원산의 갈마해변 별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금강산 여행에도 가마꾼을 동원할 수 있는 일상을 누렸던. 감성적으로는 나라 잃은 이웃의 억울함에 공감하고 부유하고 친절한 이방인으로 식민지 조선을 사랑했다 한들, 자신들의 현재를 있게 한 부정의한 힘과 세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던 제국주의 시대의 코스모폴리탄이자 특권계급이었던 그들에 대한 심드렁함까지 부정하기는 힘들었다.

아무려나 권율 장군의 집터였던 수백 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있는 언덕, 당시 조선에서는 가장 조망이 좋은 그곳에 지은 집은 백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쟁과 난개발을 피해 살아남았고, 수십 년 동안 가난한 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었지만 머지않아 역사 속의 위상을 회복해 ‘문화재’로 재탄생할 예정이라고 한다. ‘딜쿠샤’라는 이국적인 이름과 비밀스럽게 가려졌던 이야기에 혹해 읽은 책의 행간에서 내내 느껴지는 감상이 달갑지 않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한편으로는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한 세기 가까운 세월을 지키며 적잖은 이들의 삶을 보듬어온 딜쿠샤의 문화재로의 이행이, 가난한 이들의 삶에도 순조롭기를 바란다. 



메리 린리 테일러

책과함께, 2014.3.5. 1판1쇄


http://futureheritage.seoul.go.kr/web/participate/ExploreView.do?exploreId=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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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8. 30. 11:00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18살에 당한 심각한 교통사고 이후 평생 30번이 넘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익숙해진 고통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사랑하며 살아갔던 프리다 칼로, 47세에 (자살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폐혈전증으로 숨졌다는 그녀가 남긴 마지막 일기 중의 한 구절이라고 한다.

프리다 칼로가 저자인 이 책에는 교통사고 직전인 1924년부터 1948년까지 첫사랑 알레한드로 고메스 아리아스와 가족, 의사 레오 엘뢰서와 디에고의 전기를 펴냈던 버트람 울프와 엘라 부부 등의 지인, 그리고 연인이었던 니콜라스 머레이와 디에고 리베라 등에게 보낸 편지들이 시간순으로 묶여 있다. 부록으로는 전시회 초대의 글과 작품 '모세' 완성 후의 짧은 강연글 및 1949년 디에고 리베라 전시회 도록을 위해 쓴 에세이 '디에고의 초상'이라는 긴 글이 실려 있고. 책의 전반부에는 삶의 중요한 순간을 담은 흑백사진들과 수십 점의 그림들이 실려 있는데, 독특한 상상력과 강렬한 색채로 구성된 그림이 주는 특유의 인상에 바로 이어지는 일상적인 편지글이 주는 대비가 프리다 칼로의 다양한 면모를 전해주는 느낌이었다.

삶을 바꾼 1925년의 큰 사고 이전 편지 몇 통은 평범한 소녀의 발랄함과 사랑의 열병 그리고 미래에 대한 바람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사고 이후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들에는 오랜 병원 생활과 잦은 수술 그리고 일상이 된 신체적 고통 속에서 삶을 견디며 느끼는 깊은 수심과 생을 향한 애착이 짙게 배어있다. 그리고 21세 때 공산당 조직에서 만난 디에고 리베라와 22세에 첫 번째 결혼을 한 이후에는 그의 삶과 작업의 조력자로서, 또 병상에서 그리기 시작한 그림을 통해 31세에 첫 개인전을 열고 화가로서 활동하는 삶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그녀는 무엇보다 장애와 질병과 함께 평생을 살아갔는데, 스무 살 이전에 이미 환경이 되어버려선지 타인을 향한 글들이어선지 그로 인한 고통에 대한 토로보다는 자신과 지인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주요 내용이다.

사랑 많고 표현에 적극적이고 또 사랑 받기를 원하는 따뜻하고 뜨거운, 그러나 이른 나이의 사고로 생의 수많은 가능성과 도약의 계기들을 잃어버림과 동시에 그로 인해 펼쳐진 또 다른 세계를 긍정하며 삶의 내용을 채워나갔던 프리다 칼로. 내면의 고통을 시각화한 강렬한 그림들과 사후에 더해진 명성으로 위대한 작품을 남긴 거대한 생애의 주인공으로만 느껴졌던 그녀 역시, 누구에게나 그렇듯 삶은 시시콜콜하게 기쁘고 슬픈 일들의 연속이기도 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심신의 고통을 감당하며 일순 세상의 비밀을 다 알아버린 듯, 마침내 익숙해진 그 삶의 깊이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저 평범한 나로서는 참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도저하고 확신에 가까운 사랑과 그녀의 삶에 드리운 그의 그늘... 자신의 여동생과의 연애로 별거와 이혼 그리고 두 번째 결혼을 하기까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그녀는, 그와의 절대적인 관계 속에서 지속해나갔다. 단지 거장의 영향력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하고 수용한 하나의 우주였구나 싶을 만큼, 철저하게 말이다. 에세이 '디에고의 초상'을 보면 프리다 칼로에게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 조금은 가늠해 볼 수 있다.

타인에게 보낸 편지들 중 남아 있는 것들 만을 묶은 책인데, 그 중 한 편은 수신자에게 비밀을 당부하고 일이 해결되면 편지를 없애버릴 것을 부탁하기까지 한 터라 사실 읽으면서 좀 난감하기도 했다. 사소한 기록조차도 역사적 사실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망자의 편지글이라고 해도, 누군가의 비밀을 이렇게 공유해도 되나 싶은 불편함이랄까. 암튼 진행형의 삶이 갖는 보편성에 대한 동질감과 특별한 삶의 내면과 여정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프리다 칼로

다빈치, 2004.2.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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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8. 24. 02:00


진도 안 나가는 글쓰기를 붙잡고 좌불안석이다가 저녁의 점검회의가 취소된 며칠 전 오후, 갑자기 닥친 안도와 여유가 묘하게 갑갑한 마음으로 바뀌면서 책장을 서성이다가 집어든 책이다. 문득 다시 마음속에 떠오른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떻게 살고 있지? 하는 막막한 질문 덕에, 오래 묵혀뒀던 책에까지 눈길이 닿았던 것 같다.

2009년 초, 나름 열의를 다했고 재미도 있었던 대학원을 졸업하며 뭔가 일상의 한 부분이 비워지는 듯한 느낌에 선택했던 노동대학. 매주 월요일 저녁 두 시간 남짓 강의를 듣는 것이었지만 5년간 정들었던 공간과 단절되는 아쉬움을 완충하고 알량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시간들이었는데, 그해의 수료선물로 당시 담임이었던 김은아 님이 선택해 주신 책이다. 실은 노동대학은 그냥 강의만 열심히 들으면 되는 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등록했는데…… 조 편성에 기반해 강의 후 토론을 진행하고 거의 매주 뒤풀이에 학기말 주제 발표와 체육대회 같은 행사까지, 꽤 적극적인 참여와 소속감을 요구하는 공동체 지향 프로그램이었다. 언제나 낯을 가리고 무리에 끼기 싫어하는 나로서는 무지 당황스럽기도 난감하기도 했었는데, 다음 학기엔 같은 기수였던 네팔 출신 미누씨가 표적단속되면서 강제출국을 막기 위한 대책위 활동도 함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이 시기의 노동대학과 김은아 님이 내게는 꽤 각별한 기억으로 남게 되기는 했다.

 

암튼, 그러한 기억을 불러온 '한국인은 어떻게 살아가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마을이 사라지고 세대 간의 어울림이 사라지면서 결과적으로 각자의 삶으로만 쪼그라들어 마침내 ''이 없어진 지금 '우리의 인생', ‘성장과 자립, 남과 여, 양육과 노화라는 큰 장으로 나누고 유년, 사춘기, 공부, 이십대, 삼십대, 연애, 싱글, 결혼식, 부부, 외도, 어머니, 아버지, 중년 여성, 중년 남성, 노년등의 키워드로 세분해 설명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의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사람 대다수가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인생의 모습에 대해, 생애주기에 따라 혹은 집단의 통과의례로 기능하는 특정한 상황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와 관련된 문학 작품의 인용을 통해 그 의미를 해석하고 사회의 변화와 결부시켜 풍부화한다.

사회학자인 저자의 시각은 대체로 공감이 되고, 인용된 문학 작품이나 설명의 예시 등을 통해 그가 사람과 삶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깊고 너른 독서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내가 이미 통과한 시기를 되돌아보고, 큰 탈이 없다면 앞으로 마주할 시간들을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읽으며 무척 아쉽게 느껴진 점은, 대학교수이자 연구자라는 그의 직업적 한계로 인한 것인지 사례가 되거나 평균적인 한국인으로 상정된 이들은 대부분 대학을 나오고 비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이거나 소위 엘리트집단에 속하는 이들이 아닌가 싶었다는 것. 물론 6년 전에 발행된 책이고 그 이전의 연재이니 더 이전에 집필한 글이겠지만…… 취직이나 결혼, 출산 같은 통과의례가 원해도 도달할 수 없거나 선택지가 되지 못하는 청년들이 점차 늘어가는 사회경제적 변화나 인생을 돌아보고 마무리를 준비하기는커녕 최악의 빈곤으로 떠밀려 외롭게 죽어가는 노인빈곤의 현실 같은 것들, 열심히 일해도 가난하고 그러한 일자리조차 찾지 못해 장시간저임금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수많은 삶에 대해 거의 언급이 없다는 것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노동이나 이라는 키워드가 없었다는 것도 새삼 아쉽다.

물론 위에 열거한 사회현상들이 저자가 강조하는 마을과 세대 간 어울림의 부재로 인한 사회의 변화와 파편화된 삶의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사회와 삶에 대한 학자의 시선이 정책과 통치의 영향과 결과는 논외로 한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주목이 될 때 누락되는 것은 결국 상대적 약자들의 존재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물론 아쉬운 지점보다는 읽을 만한 부분이 더 많은 책이기는 했다.

 

김찬호

인물과사상사, 2009.10.13초판2




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8. 17. 02:00


관심의 방향에 따른 거겠지만 뭔가 귀농의 메카가 되어버린 듯한 괴산을 특화시킨 제목에 대해 느껴지는 양가감정과 메이저 출판사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조금 망설이다 읽게 된 책이다. 물론 출간 2년이 지나 알게 된 계기는 사이;;

농촌과 녹색에 또 귀농에 관심이 많고 직접 그렇게 살아가기도 하는 두 인터뷰어가 괴산으로 귀농한 다양한 이들을 만나 같은 질문을 건네고 정리한 9개의 글이 묶여 있는 책이다.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듣고 싶은 것만 취해 알고 있는 괴산은 갖은 특별한(?) 귀농자들이 전유하는 공간인가 보다 했는데,  다 읽고 나니 조금은 달리 보인다.

대다수의 인터뷰이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건,  여전히 시골에는 내려와서 살 사람이 필요하고 괴산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그리고 어찌됐든 내려와 스스로 도우며 열심히 살면 주변이 돕고 선배가 돕고 이웃이 도와 결국 살게 된다는 것. 먼저 귀농해 자리를 잡은 선배일수록 후에 올 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깊고 너른 것이 좀 감동적이기도 했고, 경쟁사회가 앗아가 없어진 줄 알았지만 사람은 역시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고마운 확인을 하는 것 같아 반갑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내가 아주 헛바람이 든 것만은 아닌 것 같은 게,  책을 읽고 나니 딱 그만큼 괴산과 귀농에 대해서는 알게 됐다 싶을 뿐 섣불리 그럼 나도 당장 내려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는 거다. 역시 난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고 그리고 농반진반으로 그리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이 되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 곳인데... 가깝게는 올가을에도 열린다면 괴산페스티벌에,  멀고도 불확실하게는 생협활동을 하며 보니 괴산의 기운에 마음이 가더라는 지인의 귀농 후에,  꼭 가보고는 싶어졌다.  역시 내가 하고 싶은 건 귀농,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것도 아니라... 그냥 얼렁뚱땅 어술렁어슬렁 게스트하우스! 하지만 꼭 귀농이 아니라도, 괴산이 아니라도, 삶의 길은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열려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재미난 책이었다.



이후• 이은정

위즈덤하우스, 2014.8.12초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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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8. 7. 16:30


뒤늦게 조용히 버닝 중인 사이의 블로그에서 알게된 책이다. 언젠가 트윗 팔로워 리스트에 뜬 남해의봄날 프로필을 보고 출판사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은 처음이다.

'3040 지식노동자들의 피로도시 탈출'이라는 부제와 9명의 필자, 그냥 사이 얘기가 궁금해 샀지만 목차를 훑어보다 궁금증이 생겨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을 집중해 읽게 됐다. 서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꽤 간절하지만 '지식노동자'도 아니고 대다수 필자들처럼 공고한 자기 분야가 있지도 않은 나로서는 다소 손가락 빠는 마음이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각자 계기도 배경도 조건도 하는 일도 참 다른 필자들의 탈서울 지역정착기에서 공통적인 건, 탈서울의 비단길이 예정된 게 아니었고 지역에서 살면서 마주할 상황들을 예측할 수 없었으며, 그러나 막상 떠나와 살고 보니 나름 만족스러운 새 삶이 펼쳐지더라는 정도인 것 같다. 앞의 두가지는 공간이나 장소와 무관하게 살아가는 누구나가 처하는 조건일 테고 '나름의 만족'은 삶의 모습과 마음가짐에서 오는 걸 텐데... 경쟁의 쳇바퀴 속 '정신승리'와는 다른, 어느 정도는 공동체적 관계망 속에서 풍성해진 삶의 결과인 듯 보이기는 했다.

탈도시와 전원 안착의 삶을 낭만과 로망으로만 예찬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누군가 여전히 그런다 한들 거기 현혹될 나이도 아니다 보니, 내 입장에서 제일 관심이 가고 궁금한 건 '서울을 떠나 무엇을 하며 어떻게 먹고 살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필자 대다수가 문화예술계 혹은 언론출판계에서 일했던 소위 전문가여서 내게 직접적인 참조가 될 만한 경우는 없었지만, 서울을 떠나 지역에 정착한 그 누구도 자신의 '전문성'만을 밑천으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확인은 유효했다.

극단이 통째로 강원도 화천으로 이주했어도 그들이 속한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 형성이 새로운 문화적 접속의 전제가 될 수밖에 없고, 자신이 오래 해왔고 잘 하는 일을 예전처럼 그대로 한다고 해도 그 지역성이 적잖은 자양분이 되어주듯이 말이다.

'피로도시'에 붙박혀 살고 있는 청장년들이 혹할 만한 부제에 각 장마다 간략한 지역 개괄이 삽입되기는 했지만, 에세이에 가까운 글들이어서 읽는 데에 저항감이 없었던 것 같다. 마음 한켠에만 품고 있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라는 진행형의 제목의 인상이 크게 와닿기도 했지만, 이미 수년에서 십수년째 살아가고 있는 필자들에게는 자신의 지역과 그 속에서의 정체성과 관계맺기 같은 것들이 당연히 더 중요하고 큰 문제일 텐데.. 미처 기대하지 못했지만 각자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관찰과 성찰의 글을 만날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마지막 주인공의 정착지여서인지 책장을 덮고도 통영이 아른거린다. 가 볼 만한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필자의 말대로 연고가 없다면 일생 방문할 일이 없기도 쉬운 남쪽의 도시. 그 통영을 나는 2010년 여름에 두 번 갔었다. 일하던 단체의 수련회 장소로 점찍고서 답사차 잠시 그리고 얼마후 준비차 하루 일찍 내려갔던 수련회로 34. 통영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영화 "하하하", 딱히 지역색이 드러나지 않음에도 참 재미나게 본 영화 속의 공간들이 많이 궁금해졌고 덕분에 사업담당자로서 수련회 장소를 추천했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뚫렸다지만 가깝지 않은 곳임에도 다들 동의를 한 이유는 통영이 그렇게라도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었을 게다. 여행이랄 수도 없는 단체수련회로 만난 통영조차 참 좋았고, 통영이어서 부산에 계신 김지도의 강연도 가능했던 덕에 더욱 좋았다. 지금은 일하는 단체 대표의 고향이 통영이라 이따금 한번씩 입에 올리는 수준임에도 괜히 각별하다. 안도현의 "백석평전"에 등장하는 사모하는 여인을 그리며 배 타고 가야했던 백석의 통영도 짠하게 반가웠던 기억이 나고.

... 쓰다 보니 아무래도 내가 갈 곳은 통영이 아닐까 싶어지고 있다. 살수록 내가 가진 자질이라곤 백수질과 살림이라는 확신이 들고. 어릴 적부터 계획인 듯 꿈인 듯 떠들어댄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는, 하도 떠벌린 탓에 하루라도 열어야 할 것만 같은데 바다는 필수지만 카페 게하 중국인의 신삼다도 시대라는 제주도는 아무래도 아닌 듯 하고. 십년 안에는 귀향할 대표도 염두에 둔다면 아마 아무도 모르는 땅은 아닐 테니, 게다가 이래저래 소소한 이야깃거리도 적지 않은 곳 같으니. 지금 떠들어도 빨라야 5년 후의 일이 되겠지만, 일단 오늘로 통영이 나의 지역정착 유력 후보가 되었음을 기록해 둔다. 물론 강릉은 여전히 유력 후보. , 괴산에 바다만 있었어도!

독후감이라기엔 뭔가 많이 샜는데, 밍밍하게 적은 감상보단 훨씬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삶터를 옮기는 일의 무거움과 복잡함은 누구나 다르지 않을 테고, 오래 몸에 익고 내면화된 삶의 방식마저 바뀌는 이주라면 당연히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제목과 뼈대가 되는 이야기는 '떠나 산다'는 행위에 집중되었지만, 거기에 생각이 닿고 결정하고 이주해 적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스스로와 주변에 대한 질문과 성찰은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필자들을 관통하는 보편적인 깨달음에 더해, 각자의 분야에서 또 독특한 경험에서 길어올린 고민과 과정에 대한 진단 역시 내게는 새로운 물음을 던져주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내게 가장 유효했던 말, "중심이 없으면 허공에 떠 있기에 자기만 보이지만 중심을 잡으면 주위에 세계가 보인다. 나는 내 안으로 더 들어가 중심을 잡기 위해 서울 밖으로 왔지만 중심을 잡아갈수록 내가 아니라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p112, 김승완) 하여, 일단 중심잡기에 노력하기로 한다.


김승완 배요섭 사이 이담 외

남해의봄날, 2013.6.5초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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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7. 13. 02:45


제목이 좋아서, 남미여서, 부러워서. 혹시 좀 아니더라도 후회없겠다 싶었고 후회없다. 여행을 일상의 일부로 삼은 부부, 평범하다고 하지만 버젓한 직장인으로 살면서 6개월씩이나 남미를 여행하고 책이 나올 즈음이면 스페인을 여행 중일 거라는. 여행 이후의 삶터는 제주가 될 거라는. 샘이 날 만큼 참으로 부러운 부부다. 추천의 글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보고 사람과 어우러지는 여행을 할 줄 아는 사람들, 무겁거나 우울하지도 요란스럽지도 않고 의미부여든 해석이든 적당한 온도를 잃지 않는 것 같아 더 좋았다. 글과 사진을 아내와 남편이 분업한듯 소개됐지만 내게는 아내보다 남편의 글이 좀더 잘 맞았던 것 같고. 이 나이에, 나를 모르지도 않으면서, 해도 되는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영어공부에 대한 조심스러운 욕심이 생겼다, 말이라도 좀 되면 굳이 동행을 찾지 않고 혼자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 참으로, 참으로, 부럽다!


정다운&박두산

중앙북스, 2015.5.11초판2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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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소년표류기  (0) 2015.05.25
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6. 23. 02:51


이따금 페이스북 링크에 뜨는 기사나 담벼락 게시물로 스쳐지나간 기억은 분명 있는데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본 적은 없었다. 무심하게 외면해왔다. 언젠가부터 새로운 고통을 접하는 것 자체를 기피하는 방어기제가 자연스럽게 내 속에서 작동하고 있었던 거다.

2011년부터 다섯 차례나 각각 수십 일에 걸쳐 세상걷기를 했다는 것도, 발달장애인법 제정이나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을 요구하며 벌인 수많은 투쟁들이 내가 활동하는 물리적 공간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지속되었다는 것도, 때로는 같은 공간에 함께 있기도 했었다는 것도, 부끄러울 만큼 몰랐다. 그러니 발달장애인의 삶이나 그 가족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에 실린 글은 균도아빠의 기록 중 일부일 테고, 끊임없이 반복행동을 하는 균도 만큼이나 지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발달장애인도, 장애인도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장애의 무거운 짐과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만 지우게 해서는 안 된다고.

사십 년 넘게 살아오는 동안 장애인 친구 하나 만들지 못했다. 성장하면서 경험한 장애인이란 아주 이따금 거리에서 스쳐지나칠 뿐인 이질적인 사람이었고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었다. 

스무살 무렵 일년쯤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던 시각장애와 그 외의 한 가지 장애씩을 더 가진 아이들은, 소통하기보다 그저 내게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며 보살피고 돌봐줘야 하는 대상으로 여겼었다. 핑계겠지만 나는 주말에만 찾아갈 수 있었고, 역시 주말에만 찾아올 수 있는 적잖은 봉사자들에게 시설은 단지 완수해야 할 일을 맡기고 점검하는 데에 급급했다.

대학시절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친구들을 보며 내가 느낀 경이로움은, 짧은 봉사활동의 경험으로 '장애인을 돌보는 건 어렵다. 난 할 수 없는 일이다.' 라는 공고한 관념으로 인해 더욱 강해졌고 아마 그만큼 나는 손쉽게 장애인과 나 사이의 선을 그어버렸던 건지 모른다. 

그랬기 때문에, 내 삶의 반경 안에 장애인이 없고 내게 장애인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전혀 의아할 리도 없었고 실은 그런 생각을 따로 염두에 둘 일조차 오랫동안 없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인구의 10%에 육박하는 적잖은 장애인 대다수는 없는 존재인 양 집 안에 격리되거나 당연한 듯이 시설에서 살고 있었다.

장애인에 의식적으로라도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이동권 투쟁이었지만, 장애인운동판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 개인적 관심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고백하건대 내가 관심을 갖거나 소통이 가능할 거라고 어렴풋이라도 생각하는 장애인은 인지능력에 문제가 없는, 그러니까 균도와 같은 발달장애인이 아닌 이들에 국한됐던 것 같다.

비교적 단숨에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실은 그저 한숨이 나온다. 수더분한 문체로 써내려간 글의 행간에 얼마나 더 절절한 말 못 할 사정들이 있을 것이며, 다섯 차례의 세상걷기와 수없는 글쓰기와 한 권의 책으로 달라지는 현실은 얼마만큼일까.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에 멈추는 관심을 넘어서기 위해, 운명처럼 피할 수 없는 길을 걷고 또 걸으며... 용기 낸 만큼 넓어지는 세상을 시시각각 체험하며 웃고 울고 감동하는 균도아빠와 균도의 과잉행동과 답 없는 일상에 막막해지는 균도아빠. 

생이 끝나지 않는 한 계속될 반복행동, 그 깊은 고통을 쉽게 아는 척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지, 혼자의 몫으로 가족의 몫으로 삭이고 감당하며 사그라들지 않은, 끝없이 걷고 말하고 외치며 더 많은 균도와 균도아빠를 만나고 불러내는 필자의 단단한 의지와 헌신에 깊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불가능했을... 결국 비장애인 가족은 차마 알 수 없을 깊이의 희노애락을 선사한 발달장애인 균도, 아들의 삶과 미래를 깊이 껴안은 아버지였기에 가능했을 그 사랑과 용기의 삶을 응원한다.


이진섭

후마니타스, 2015.3.9. 1판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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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6. 22. 02:55


순전히 별 필요도 없는 알라딘 사은품 가격을 맞추느라 둘러보다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라는 게 궁금했고, 그러면서도 책이나 저자 소개가 유난스럽지 않아서 거부감이 없기도 했고.

'제주 동쪽의 어느 시골마을, 까칠한 도시인에서 게스트하우스 주인으로 살아가기'라는 부제에 걸맞는, 창업기 아닌 부담 없는 에세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일종의 꿈으로 삼고 있는 저자 개인이 상당히 많이 드러나는 책이었다.

나랑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예민함과 소심한과 마이너리티, 때론 과도하게 느껴지는 감상성도 있었지만 크게 잘난 것 없이 아둥바둥 10년의 직장생활을 버티며 체득한 경쟁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에 공감 되는 지점이 많았다.

언젠가 나중에, 에서 5년 후, 정도로 여전히 막연하지만 약간의 구체성을 띄게 된 나의 탈도시 게스트하우스 로망을 염두에 두고 읽다 보니 자극도 되고 부럽기도 하고. 겪어보지 않았으니 아는 체 할 수 없지만... 지금의 나처럼 홀로가 아니라 설득하고 애원하다시피 하더라도 함께 할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프로작가가 아니다 보니 딱히 감동적이거나 강렬한 인상을 주는 건 없었고 그냥 블로그 글 모아놓은 듯 적당한 감상과 정보 들이었지만, 그래도 소소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어서 괜찮았다. 다음에 다시 제주여행을 간다면 이들이 운영하는 '마리의 당근밭'에서도 꼭 하루 묵어봐야 겠다.


손명주

큰나무, 2015.6.12 초판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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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5. 25. 02:00

 

야마가따 트윅스터, 그를 처음 인지한 게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름은 들었었지만 성미산투쟁을 다룬 다큐에서 정작 처음 봤었는지도 모르겠고, 장애투쟁이나 그 전의 어디에선가도 분명 무심결에 재미있네~ 하고 지나쳤던 것 같기는 하다. 매우 강렬하게 각인된 처음은, 대한문 화단과 횡단보도를 넘나들었던 콜트콜텍 유랑문화제가 아니었나 싶다. "돈만 아는 저질""나쁘잖아" 유튜브 영상 그리고 대한문, 밀양, 코오롱스포츠 청담점 앞에서의 퍼포먼스 등을 보면서 점차, 요란한 전자음악과 유치찬란한 퍼포먼스로 외화되는 것 이상의 근본적인 열망과 내공 같은 걸 느끼고 믿음이 생기고 또 궁금해졌던 것 같다.

이미 4년도 더 전에 이런 책이 세상에 나왔다는 걸 알고, 우선은 반가웠다. 물론 나의 이런 각별한 척 하는 관심이 얼마나 얕고도 흔한 휘발성 몰입인지는 알고 있고. 책을 읽고 나서는 그렇게나 활발하게 활동해왔음에도 투쟁 현장에서의 조우가 아니었다면 여전히 모를 존재였으니, 실은 어떠한 운명적 관련도 주장할 수 없는 무연한 인물임을 인정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여튼, 그는 대구 출신의 동년배이며 한진석이자 한받. 아마추어증폭기이자 야마가따트윅스터이자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내의 노동을 걱정하는 눈의피로이며얼마전 이상한 문화제에서 목격한 바, 세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의 아버지다. 그리고 그만큼의 소속감과 책임감은 없지만생각하면 한도 없이 답답하고 한숨이 나오는 '민중운동'판의 후퇴와 허위와 추락 등을 생각할 때, 그가 지향하는 '민중엔터테이너'로서 가장 기대할 만하게 진정성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신뢰가 가는 한 사람의 활동가-자립음악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렸을 적이라면 콜렉터를 자처하거나 각별한 인연을 갈구할 만한 매력적인 존재라는 점을 인정하겠지만 더불어, 더 이상 관심의 집중과 열광의 목록을 추가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지금의 무기력한 나를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한 독서. 그렇다. 재미있게 읽었고 그러나 수없이 나열된 그의 노래들을 과연 내가 찾아듣기라도 할까? 노래고 영화고 사람이고 어설프게 열광하고 탐닉했던 나의 과거와, 모든 게 귀찮고 다만 추억과 허영에 여전히 머무르며 게으른 나의 현재를 동시에 비춰준 독서였다. 그러나, 아무려나, 온전한 이해는 언감생심임에도 마음 한편으로 응원하고픈 또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한받

텍스트, 2010.3.2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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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5. 4. 16. 02:59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친절하고 재미(?)있다. 일제강점기라는 당시의 사회상과 노동자의 생활상에 대한 배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각각의 사건이 지니는 의미와 한계를 짚어내는 온도도 적당하다. 갈수록 지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걸 감안해, 찬찬히 한 번 더 읽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안재성

삶이보이는창 2008.11.26초판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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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