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같은바람2014. 10. 1. 23:30


영화를 보고 노래에 마음이 흠뻑 젖어 유튜브에서 찾은 오에스티를 이어 들으며 과천 향하는 전철 안에서 펼쳐 든, 윤가브리엘의 "하늘을 듣는다" 예전 언젠가 알게 된 후 책을 찾으니 절판이어서 마음 먹고 중고샵에서 구했고, 마침 들고나간 타이밍이 적절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전철에서 펼쳐든 책장은 이상하게 마음을 차분하게 했고, 복잡하게 뒤섞인 인파 속에서 귀로 눈으로 들어와 마음을 가득 채우는 노래 속에서 안온한 느낌이 들었다. 노래로 가득찬 영화를 본 후 삶에 불어닥치는 갖은 간난을 노래의 위로로 견뎌낸 사람의 이야기를 푹 빠져 읽으며... 덕분에, 환승역에서 방향을 거꾸로 잡아 대야미까지 가긴 했지만 말이다. 나 역시 좋아하던 뮤지션과 노래들. 거의 동시대를 전혀 다른 이력과 풍경으로 살아내고 있는 그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동경과 연민의 마음이 솟아 오르고. 노래를 좋아한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는 삶 그러나 그 마디마디에 깊이 배어있는 고통을 그때마다 견디고 버티고 이겨내며, 그야말로 사랑과 투쟁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인간에 대한 경이로움이... 아마도 글을 쓴 당사자는 별로 원치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갖다대기조차 민망하지만, 마침 시월의 첫 날. 영화와 과천 코오롱 문화제에서의 꽃다지 공연과 단숨에 읽어낸 "하늘을 듣는다"가, 오랫동안 산란하게 흩트러졌던 일상의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고마워요, 모두들. 이제 나도 "비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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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4. 9. 30. 02:18


이미 인기 있는 기성작가군에 자리 잡았겠지만 나로서는 예전, 김연수와의 공저 산문집 말고는 읽어본 적이 없는. 그럼에도 괜한 친근함을 보유 중이던 차, 제목에 등장한 무려 '공장'이라는 단어에 혹해버렸다. 소시적 이런저런 산문집 꽤나 읽었고, 어지간히 읽고 나니 대체로 살면서 느끼는 갖은 감상들은 사람이라면 별 다르지 않구나 하는 당연한 깨달음으로 좀은 식상해있던 차. 어찌됐든 무려 '공장'이라는 단어에 혹해 나도 모르게 약간의 기대를 가져버렸으나, 음음... 아쉬웠다. '사람'이 있었다는 프롤로그에 그래, 역시, 했던 기대치는 전혀 적중하지 않았고, 애초에 노동자의 일터인 공장이라기보단 물건의 산지로서의 공장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보니 당연히 작가가 만나는 '사람'은 공장을 안내하고 거기서 만들어내는 상품을 설명하는, 한 마디로 관리자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주간지에 연재하고 마침내 산문집으로 엮어내는 이 책의 성격에 핀트 안 맞는 기대치를 갖다 얹은 내 섣부름의 결과이겠으나... 아무려나 나로서는, 대개 물건의 생산과정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는 게 좀 실망스럽기도 했고, 사물의 뒷면이니 해서 붙여진 내용들도, 작가의 다재다능을 드러내는 이외에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다. 뭔가 여러 모로 나랑 비슷한 구석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냥 그렇다는 정도. 내 취향은 아닌 듯 하다.


김중혁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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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4. 9. 10. 19:55


막막 기다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신간 소식이 들리면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유쾌한 이야기꾼 이기호의 새 장편소설이다. 제국주의 세계질서부터 조폭들의 당구장 관리까지 적용 가능한 종속이론, '서울의 봄'을 거쳐 '광주 학살'과 이후의 독재정권에 이르는 현대사의 실소유주인 큰 형님 미국의 노골적인 권력질과 그에 기생하는 못난 막둥이 한국. 형님의 비위를 거스르는 '부미방' 사건과 주범들의 자수 전까지 은닉 공간이 된 원주 그리고 비극적인 역사의 사생아로 태어나 고아로 자랐고 죄라면 쓸 줄 아는 글자가 '통닭' '생닭' '영계' '오뚜기 튀김유' '호프' '경향신문' '매일경제' '안전택시' 정도로 갈음되는 유사 문맹 '나복만'에게 날아든 우연과 필연의 나비효과. '차남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도처에서 기획되고 복제된 '나복만의 운명들', 기획자도 피해자도 의식하든 안 하든 실은, 굴종과 생존을 위한 질곡 속에서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는 세계가 뒤범벅된, '차남'들의 의식과 행태가 빚어낸 현대사와 개인사를 '누아르' 화법에 의거해 거시와 미시를 아우르며 전개되는 희비극이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소설 속 구절대로 "카인과 아벨, 두려운 한 명의 형과, 두려움에 떠는 수많은 동생들, 차남들로 이루어진 세상. 차남들 스스로가 형을 두려워하다가 숭배마저 하게 된 상황, 신보다 형을 더 믿게 된 현실"의 소설 버전이기도 하다. 역시나 소설은 소설인지라, 수많은 지질한 차남들 중 유일하게 직접 알을 깨고 운명을 거스른 이는 우리의 주인공 나복만이다. 그러나 주요한 등장인물 대다수가 사연 없는 악역일 수 없는, 삶의 결락과 모순이 빚어낸 다양한 곡절의 인생을 살아나가는 인물일 뿐이기도 하다. 더불어 원죄의 굴레를 벗고 쓰게 된 그의 정기적인 편지, 그러나 수취인불명의 편지는 다소 뜬금없는 하지만 운명처럼 누군가 버릇처럼 수신하게 되고 그렇게 모아진 편지들이 훗날 소설가가 된 그의 아들을 통해... 그리하여 블랙코미디라기엔 너무 많은 이들의 억울한 죽음과 희생이 따랐던 독재의 현대사 그 이면이 '나복만'의 삶으로 재구성되었고,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갈 때마다 작가는 '담배라도 한 대 피우고,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뾰족한 마음으로, 헤르만 헤세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을 품고, 마침내 굿바이, 연인과 해어지는 심정으로 들어 보아라'고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실없고 썰렁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최고의 방법은 소설쓰기가 아닐까 싶은, 여전히 능청스러운 이기호의 유머에 헛헛한 실소로 반응하다보면, 마음 구비구비가 싸해지고 그야말로 웃픈 심정이 된다. 그리고, 한편, 쓰는 것은 온전히 작가의 몫이되 읽는 것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보니, 미안하게도... 작가 입장에서 별로 힘주지 않은 대목일 것이 분명한, 다음의 구절이 외롭고 웃긴 독자에게는 옮겨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된다. "이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는 갑작스럽거나 느닷없이 찾아온 일이 아니었다고, 오히려 너무 천천히 다가온 응답들이었다는 말, 그녀가 처음 횡성에 왔던 날 오랫동안 잠 못 들고 뒤척여야만 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부끄러움도 없이, 모두 다 털어놓았다."(p169) 유장한 세월을 관통하는 거창한 세계의 어느 구석에선가 짠하게 빛나는 비루한 진심이랄까. 사과 못지않게 감동과 이입도 잘 하는 독자에게 인상적인 장면이란 대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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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4. 9. 1. 00:35


아직은 8월이구나 실감나는 땡볕 속에 짧은 휴가를 보내며, 투명인간처럼 집안에만 들어앉아 읽어낸 소설이 성석제의 투명인간이다. 욕심껏 사모으고 그중에서 골라읽기가 취미이던 시절을 거쳐, 욕심나는 몇 권을 사들이고 아예 안 읽기가 되어버린 나의 독서.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싶지만, 사는 게 바빠서는 아니고. 극도의 현혹에 스스로를 맡긴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을 다스리지 못하는 마음의 혼돈이 시작된 후부터가 아닌가 싶다. 좀 심심하고 외롭기는 하지만 노래며 책이며 벗하다보면 그런대로 즐길 만 했던 고요한 일상은, 제 욕심을 못 이겨 풀어헤친 심적 동요를 따라 요동치기 시작했고 미친 듯이 그러한 날들이 몇 달 그리고 잠잠하게나마 산란스럽게 해를 두 번쯤 넘기자 그대로 생활이 되어버렸다. 그리고는 이 방 저 방 빽빽한 책장이 무색하게, 독서란 굳게 마음을 다잡아야만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독중감을 잃을 새라 밑줄을 긋고 따로 메모장을 열어놓고 책 읽던 버릇이 무색하게, 이제는 뭘 읽어도 이삼일이면 제목도 가물한 지경이 되어버린 것은 변화된 일상의 부록이라고나 할까. 누구를 탓할 수 없는 것은 이 모든 게 내가 벌인 일이기 때문이고, 담담하고 고요한 일상이 깨져버렸다는 것을 인지한 이후에도 미련스런 미련놀이에 더 많이 마음을 팔아버린 나의 소치란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하여, 아무려나, 투명인간. 며칠이 지나면 읽었다는 사실조차 가물해질 터이니 잡상이나마 기록을 해두자면- 등장인물 거의 모두 돌아가며 화자가 되는 구성이 처음엔 적응 안 됐는데, 각자의 이유와 진심이 존중되는 서술방식 덕분에 이의 입장도 되어보고 저의 입장도 그의 입장도 되어보고 하다보니, 결국 사는 건 이렇게 누구에게나 자기중심적인 삶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관계의 그물망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등장인물의 연대기로 치자면 한 세기에 가까운 세월, 사회경제적 배경의 변화는 상전벽해 수준이지만 그 속을 살아가는 인생에 닥치는 희비극은 누구 하나 예외없이 반복적으로 변주되는 덕분에, 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을 빛나는 시절에는 빛나는 대로 비루한 날들에는 비루한 대로, 감당하고 받아들이면서 살아갈 뿐이구나 하는 느낌. 어찌되었든 감각한다는 것이 지복이고 특권이라면, 묵묵히 감내하기에 버거운 고통의 바닥에 이른 이들에게는 선물처럼 주어지는 투명인간. 그 모순의 존재형태는 오히려 위로에 가까운 것이기도 했다. 한편, 젊은 날 사회에 대한 책임감으로 혹은 소소한 양심과 혈기로 싸움에 뛰어들고 인생을 걸었던 몇몇 인물들의 유려한 변절을 보면서, 여전히 내 마음에 깊이 각인된 한 얼굴이 떠올랐다. 물론 압축적 서술에 기인하는 것이거나 포커싱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소위 신념은 산다는 것의 당위에 그토록 자연스럽게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싶은 아연함과 허무함은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누굴 봐도 어딜 봐도, 살아가는 일을 축복이라 여길 수 없는 세상이 도래했고 혹은 세상은 원래 그러한 것이었고. 그것이 결국은 인간이 만든 지옥이라는 것을, 개인의 발버둥으로 벗어날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때, 소설이 혹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위무가 바로 투명인간화가 아닐까 하는 시덥잖은 생각. 사소한 다짐조차 불러낼 수 없는 기진한 마음으로, 양심으로 끌어낼 수 있는 동력의 크기는 얼마만큼일까를 생각하며. 고작, 그래도 9월에는 또 쉴 수 있는 날이 남아있다는 것, 며칠이나마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9월을 맞는다. 꽤나 맙소사스러운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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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4. 8. 1. 03:58


이름과 얼굴 정도를 알고 인사나 겨우 나누거나 그도 아니거나 했던 동지들의, 살아온 그리고 싸워온 이야기들. 책 한 권에 담긴 짧은 사연들로도 새로운 우주를 만난 느낌, 나의 가벼움을 돌아보며... 미안하고 부담스럽지만 새삼 고맙고 미덥기도 하다.

누구나 그림자를 달고 살지만 그럼에도 움직이는 이들 속에서 점멸하는 빛이 이어져 거대한 생명력이 만들어진다. 운동은 무수히 흔들리면서도 함께 나아가는 삶의 과정 그 자체, 어려운 말이나 이론이 아니라 사람이란 걸 '그의 슬픔과 기쁨' 덕분에 또 깨닫는다.


정혜윤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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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0) 2012.03.10
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4. 2. 23. 05:01


- 노동에 대한 지배가 노동하는 인격에 대한 지배로 바뀌는 위험성을 인식

- 사용자를 제자리에 앉히려는 사회적 합의가 근대적 노동계약 관계의 시작

- 노동하는 인격과 노동능력을 구분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사회적 장치가 노동3권과 노동법

- 이를 통해 무기계약, 즉 정규 고용 탄생


- 노융산업/ 시장과 이윤의 외형을 취하는 노동권 말살


- 분리불가능한 노동능력과 노동하는 인격을 인위적으로 구분한 노동권의 태생적 불안정성과 허구성


- 비정규직(통계청)

:한시적근로자(기간제:서면 근로계약기간, 비기간제:반복갱신근로자,계속근무기대불가자), 시간제근로자(1일8시간이나 주40시간 등 소정근로 이하,시간제/알바), 비전형근로자(파견,용역,특수고용,가정내,일일/단기)

.노동법상 해고 제한 적용 배제

.사용자성(근로계약,지휘명령) 모호

.노동자성 모호

.노동장소와 노동시간 유동적

.한시적/시간제/비전형 유형의 중첩

> 2011 통계청 발표 비정규직 규모 599만5,000명 노동계 895만3,000명(49.4%)


- 비공식 노동(2003, 국제노동기구): 노동법, 소득과세, 사회보장, 고용 관련 보호(해고시 사전 통지, 퇴직금, 유급휴가, 유급병가 등)를 받지 못하는 고용


- 공공성의 핵심가치인 노동권


- 선진국의 저임금 노동(2010,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연구 결과 '임금 수준 및 저임금 비중 결정요인은 사회적 제도(의 포용성)'

.노조조직률과 단체협약적용 범위 등 노사관계 관련 제도

.법정 최저임금의 존재와 최저임금 수준

.직업훈련(및 정부의 지원)

.사회임금(각종 사회보험, 퇴직금, 복지서비스)의 유무

.고용보호법 유무와 적용 범위


- 현행 노동3권은 정규 고용•직접고용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어 그렇지 않은 고용 형태를 보호하는 데에는 뚜렷한 한계 cf, 기륭 현대차비정규직 투쟁 등


- 경영 참여 권리도 없는 노동자가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리해고를 당해도 사회는 지난 10여 년간 조용했다.


- "노동법 제정과 전진한의 역할"(2010): 노동자 경영 참여


- 좋은 일자리 확대

.정리해고 제한 사내하청 규제

.공공부문 사내하청 등 아웃소싱 규율

.근로시간 단축과 소득 지원 정책 도입

.공공적 돌봄 노동 등 사회서비스 노동 공공성 강화


- '일자리 최소 기준'

: 최저임금 보장-사회보험 적용-근로기준 준수

.최저임금제도 개선 및 근로감독 강화

.사회보험료 지원 등 영세 사업장 대책

.공공조달 정책 개혁 & '공공계약에 있어서 근로 조항에 관한 협약'(ILO 제49호,1949년 채택) 비준

.기타 법제도(파견법, 직업안정법, 근로기준법, 노조법) 개선 cf, 불법파견 등 소송관행 문제, 하급심 결과에 따라 노동자 권리 구제한 상태에서 이후 소송할 수 있도록 가집행하는 법(일명 '최병승법' 제정)


은수미

도서출판 부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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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3. 9. 16. 00:27




'그 즈음 나는 매일매일 하나의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은 그런 것이었다. 요컨대 나라는 거울을 통해 매 순간 상대를 찾고 그리워하는 일이 바로 사랑이었다. 또한 상대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찾아내는 일이었다. 알고 보니 그것은 누구한테나 우주와의 경이로운 일체감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p72, "반달")


그는 여전히 외로움에 대해 쓴다. 오십줄에 들어선 나이에도 그의 인물들이 간구하는 것들은 이십년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는 인생의 초창기 몇 해를 빼고는 일상이었을, 삶의 고독과 살아가는 일의 허무함 그러나 살아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고통과 결핍에 대해서. 익숙할 수 없는 것들에 쉽게 익숙해지고 익숙해지지 않으면 없는 듯 치부해버리는, 실은 일상의 가장 깊은 바닥에 포진한 외로움들을 불러내고 쓰고 또 쓴다. 읽으며 가슴이 뛰고 거울을 보는 것 같고 언젠가 나도 함께 있었던 것만 같은 몰입을 선사해주는, 매번 지겹도록 같은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결국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쓸쓸한 위안을 선사해주는 작가. 윤대녕이 있어서 참 좋다.  

"자, 이제 그럼 몇 년 뒤에나 다시 만나십시다." 2013년 여름, 윤대녕
그가 남긴 수많은 책들의 작가의 말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말 건네는 인사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기약 있는 인사가 주는 안도감, 어릴 적부터 마음을 나눠 띄엄띄엄 만나도 변함 없는 친구같은 그의 소설이 정말 고맙다. 두근두근 설레는 책읽기의 여운이 금세 가시지 않아 오랜만에 그의 이전 책들을 일별하다가... 다음 신작까지는 몇 년이 걸릴 테니 그 사이 "은어낚시통신"부터 다시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는 중. 그렇게 다시 만났을 때는 눈물나게 반가울 것 같다. 



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2. 3. 10. 03:17


"오로지 태어나는 것만이 죽으니, 탄생은 죽음에 진 빚이다" - 테르툴리아누스


• 1장
. 내가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일종의 불안장애를 겪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훗날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내 고통에 이름이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구원을 받은 느낌이었다.
. 지나간 기억은 외려 생생해지기만 하는데, 새로운 경험은 그에 터무니없이 미달한다는 것을 거듭하여 깨닫게 될 때, 인생은 시시해진다. 나는 너무 일찍 그것을 알아버렸다.
. 내가 원하는 것을 제이가 알아차려준다는 것의 달콤함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환상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래, 그거. 나는 고개를 끄덕여 제이가 원하는 것을 그냥 내가 원했던 것인 양 믿어버리곤 했다. 제이는 내 욕망의 수신자가 아니라 통역자였다.
. 북엇국 p41


• 2장
. 염목란, 북한 국화


• 3장
. " ... 그 무엇이든 그 존재에 합당하지 않은 고통을 겪고 있다면, 나도 그걸 느낄 수 있어."
. "신은 원래 그런 존재야. 신은 비대칭의 사디스트야. 성욕은 무한히 주고 해결은 어렵도록 만들었지. 죽음을 주고 그걸 피해갈 방법은 주지 않았지. 왜 태어났는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 그냥 살아가게 만들었고."
. 그들을 만날 때마다 제이는 간단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전했다. 너희들은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로 인해 아프다. 아이들은 제이가 자기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존재라고 느꼈고, 그의 기이한 생활 태도에 외경심을 품었다.
. 제이는 물건의 소유에 대한 개념이 다른 사람과 달랐다. 자신은 물건과 직접 교감을 나누는 존재이므로 물건의 뜻을 존중하기만 한다면 잠시 가져다 쓰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복잡한 금기를 지켰다.
. 제이가 다른 사람의 인생이나 사회에 대해서 말하고 있을 때는 그가 사용하는 말이 전혀 거슬리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가 내 삶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하자 그의 말이 얼마나 텅 비어 있는지 문득 깨닫게 되었다.
. 그러나 한때 내 욕망의 통역자였던 제이는 이제 나라는 인간의 내면을 읽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게 그를 더 오만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 ... 그 새벽, 나를 괴롭힌 것은 제이와 내가 다시는 하나가 될 수 없으리라는 예감이었다. 우리는 완벽한 타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 제이의 영혼은 위스키 상자로 쌓은 탑을 다시 필요로 하고 있었다. 타고 올라 자신이 떠나온 세상을 내려다볼 위태로운 탑. 그것은 필경 무너질 것이었고 나는 다시 한번 그 추락의 목격자가 될 것이었다.
. 제이는 바다의 기이함을 단숨에 파악했다. 그것은 거대한 없음이었다. 제이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와 존재하지 않게 될 미래를 떠올렸다. 그 순간 제이가 느낀 감정은 공포에 가까웠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우주의 시간이 바다라는 형태를 빌려 나타난 것만 같았다.
. 그 안에서 나의 위치는 애매했다. 새로 합류한 제이의 추종자들은 거칠었고, 대놓고 나를 함부로 대했다. 제이가 내 존재에 관심을 기울여줄 때마다 황송함을 느꼈고, 그와 동시에 그러는 내가 싫었다. 아이들은 제이가 나를 상대할 때만 나를 잠시 의식했다가 곧 다시 잊어버렸다.
. 인기가 권력이라는 것, 권력은 폭력이 본래 구현하려던 것을 폭력 없이 구현하는 힘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렸다.
. " ... 폭주는 우리가 화가 나 있다는 걸 알리는 거야. 어떻게? 졸라 폭력적으로. 말로 하면 안 되냐고? 안 돼. 왜? 우리는 말을 못하니까. 말은 어른들 거니까. 하면 자기들이 이기는 거니까 자꾸 우리보고 대화로 하자고 하는 거야."
. 제이가 목란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을 안 순간, 목란에 대한 나의 욕망도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목란에게 빠졌던 건 바로 제이가 그녀를 원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 4장
. 승태는 그 남자가 자신에게 던진 말의 그물로부터 벗어날 길을 찾으려 애썼다.
. 그가 정말 사랑한 것은 십대 아이들과의 관계 그 자체보다 그들에게 힘을 행사하는 자신의 말이었다. 오래 전의 자신처럼 아이들은 타인이 던진 말에 곧잘 사로잡혔다. 때로 그 말에 걸려들지 않는 아이들은 폭력과 권력으로 제압했고 그럴 때마다 안도감을 느꼈다. 아직은 안전하다는 느낌. 왜 그런 기분을 느끼는지 모르면서도 그는 그것에 중독되어가고 있었다.
.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염원한다는 지식인들도 폭주족만큼은 '민중'으로 고려해주지 않았다.
. 훈련된 사법경찰관은 그 어떤 복잡한 사건이든 단 한 문장으로 조서를 꾸밀 수 있어야 한다. ... 한 문장으로 명료하게 작성된 조서는 피조사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너의 구구절절한 사연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 독점된 합법적 폭력의 정신이 이렇듯 경찰의 문체에마저 스며 있다는 것, 그 도저람은 갈수록 어떤 불편함을 불러일으켰다.
. 그러나 경찰은, 그러니까 국가는, 비록 굼뜨고 어리석을지 몰라도 집요하다. 망각을 모른다. 채증한 사진과 자료를 바탕으로 폭력의 궁극적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천천히 일깨워준다. 그러니까 경찰은, 흡혈귀라기보다는 좀비다. 타인의 시선 따위 의식하지 않는다.
. 승태가 볼 때, 태주와 같은 소년들은 폭력에 늬한 굴복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이들은 패자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을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부분과 구별하지 못한다. 힘에서 졌기 때문에 뭐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면이 가련한 수컷들에게는 있는 것이다.
. 폭주족은 국민 모두가 마음놓고 증오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집단이었다. 낮에는 조금만 배달이 늦어도 짜증을 내던 사람들이 밤에는 배달이나 하는 짱개들이 질서를 무시하고 도심을 개판으로 만든다고 욕을 퍼부었다.
. 위험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선택한 이 지킬 박사들은 이제 안전의식과 준법정신을 입증해야만 했고 그러자면 자신들 내면에 잠복해 있는 하이드를 죽여야 했다. ... 대폭주가 언론에 오르내릴 때마다 이들이 정말로 분개하는 이유는 그들의 오토바이가 고속도로에 합법적으로 올라갈 수 없어서가 아니라 이 철부지 십대들이 그 존재만으로 그들을 보수 속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들은 자기들의 일그러진 거울을 부수기 위해 광복절 전야의 전쟁기념관 앞에 집결해 있는 셈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순간의 이들 역시 대폭주를 앞둔 십대만큼이나 흥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 감정의 숙취
. 시선을 돌리자 저 멀리 자신이 태어난 고속버스터미널의 모습이 보였다.



. 그런데 소설가는 인생 그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자기가 소설로 쓸 수 있는 인생에 관심이 있다.
. 흥미로운 이야기는 변절자나 이탈자 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 윤리는 둑과 같다. 어느 정도까지는 자아를 지켜주지만 한번 터지면 격렬한 방류가 뒤따른다. ... 이게 죄라는 생각이 당장은 들지 않는다. 다만 지금껏 잘 지켜온 인생의 한 귀퉁이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자각은 있다.


...

"빛의 제국"에서부터 시큰둥해졌다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의 "밀회"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었다. 그리고 장편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뒤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예약구매. 이사 전에 읽고 있던 "원더보이"의 책장을 마저 덮지 못했던 차였는데, 두 책의 주인공이 묘하게 겹쳐지면서... 자못 세기말의 아우라를 풍기는 광란의 시절을 버텨나가는 우리 모두에 대한 두 작가의 위로인가 뭐 그런 생각도 혼자 했었다. 아무려나, 김영하는 내가 열광하든 저어하든, 대단히 영민한 이야기꾼이며 부러운 감수성의 글쟁이라는 생각도 다시 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인지, 혹은 소설의 모티브와 작가의 말을 대신한 것인지, 아니면 그 모두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세계를 취재만으로 알 수 있을까? 이런 도저한 소외와 감정의 바닥을 상상만으로 어떻게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으로 책장을 넘기는 순간이 몇 번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소설적 장치인지 명명하지 않은 그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마지막 부분에서 스포일러처럼 밝혀지는 나의 궁금증들을 확인하면서도 끝내 아무런 부연을 달지 않고 그 모든 의문들을 소설에 오롯이 맡겨두는 그의 '쿨함'은 참 여전하다는 생각도 했다. 오랜만에, 참 인상적인 소설. 고맙다.

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2. 2. 28. 14:52


•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 카포
. 운이 아주 좋아서였든 아니면 기적이었든 살아 돌아온 우리들은 알고 있다. 우리 중에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을....
. '철조망병' 증후군..수형생활의 정신의학
. '집행유예 망상'(delusion of repriview)..사형선고를 받은 죄수가 처형 직전에 집행유예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갖는 것
. 아우슈비츠의 수감자들은 첫번째 단계에서 충격을 받은 나머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가스실조차도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된다. 오히려 가스실이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살을 보류하게 만들었다.
. 밖에 있을 때 지적인 활동을 했던 감수성 예민한 사람들은 육체적으로는 더 많은 고통(그런 사람들은 흔히 예민한 체질을 가지고 있으니까)을 겪었지만 정신적인 측면에서 내면의 자아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적게 손상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혹한 현실로부터 빠져나와 내적인 풍요로움과 영적인 자유가 넘치는 세계로 도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주어진 고통을 올바르게 명예롭게 견디는 것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 때,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 나는 아내가 아직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몰랐다. ...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을 초월해서 더 먼 곳까지 간다는 곳이었다. 사랑은 영적인 존재, 내적인 자아 안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갖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든 존재하지 않았든, 아직 살았든 죽었든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 이렇게 내면세계를 극대화시킴으로써 수감자들은 멀리 과거로 도피해 자기 존재의 공허함과 고독감 그리고 영적인 빈곤으로부터의 피난처를 찾을 수 있었다.
. 이렇게 내적인 삶이 심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전에는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체험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때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잉ㅅ는 꿈찍한 상황을 왼전히 잊어버히기도 했다.
. 유머는 자기 보존을 위한 투쟁에 필요한 또 다른 무기였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유머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있는 능력과 초연함을 가져다준다.
. 그 진리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저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 ... 결국 최종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그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릐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근본적으로는 어떤 사람이라도, 심지어는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 어떤 사람이 수감자였는가 아니면 감시병이었는가 하는 단순한 정보만 가지고는 그 사람이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할 수 없다.
. 이인증(depersonalization)..석방된 죄수에게서 나타나는 현상, 모든 것이 꿈처럼 비현실적이고 있을 법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 물 속의 잠함에서 일하던 잠수부가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올 때 가장 위험한 것처럼 엄청난 정신적 억압을 받다가 갑자기 풀려난 사람은 도덕적, 정신적 건강에 손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 이런 심리적인 단계에서 원색적인 기질을 지닌 사람들이 수용소에서 자신를 둘러싸고 있던 야만성의 영향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들은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이 자유를 마치 특허를 받은 것처럼 잔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이제는 억압을 받는 쪽이 아니라 억압을 하는 쪽이 되었다는 것뿐이다. 그들은 이제 폭력과 불의의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자행하는 가해자가 된다.
. 정신적 억압에서 갑자기 풀려나게 되었을 때, 도덕적 결함을 보이는 현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성격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두 가지 기본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을 때 겪게 되는 비통과 환멸이다.
. ... 자기가 과연 무엇 때문에 그 모든 고통을 겪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
. '빈 제3정신의학파'
. 인간 존재의 의미와 그 의미를 찾아나가는 인간의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 cf, 프로이트 학파의 '쾌락의 원칙', 아드리안 학파의 '우월하려는 욕구'
. 미래에 환자가 이루어야 할 과제가 갖고 있는 의미에 초점,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는 악순환 형성과 송환기제 약화시켜 환자에게 전형적인 자기집중증상의 발생과 심화를 막음
-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
- 실존적 좌절
. '실존적'..존재 그 자체(인간 특유의 존재방식), 존재의 의미, 각 개인의 삶에서 구체적인 의미를 찾아내려는 노력(의미를 찾으려는 의지)
- 누제닉 노이로제(noogenic neurosis)
. 의미를 찾으려는 욕구의 좌절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인, 인간 고유의 영역
. 실존적 좌절 그 자체는 병적인 것도 병원적인 것도 아님, 실존적 위기를 통해 의미를 성취
- 정신의 역동성
. 니체,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딘다.'
. '항상성', 즉 긴장이 없는 상태가 정신건강에 대해서는 위험천만
- 실존적 공허
. 20세기 인류..인간의 동물적 본능의 일면적 상실과 자기 행동을 지탱해 주던 전통의 급속한 와해
. 가면을 쓰거나 위장한 형태로 발현 ex, 권력욕, 물욕, 쾌락 추구 등
- 삶의 의미
.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아닌, 어떤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한 개인의 삶이 갖고 있는 고유란 의미
. 인간은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그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짊으로써'만 삶의 질문에 대답항 수 있음
. 책임감이 인간존재의 본질
- 존재의 본질
. 잠재되어 있는 의미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환자가 인식하고 볼 수 있도록
.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인간의 내면이나 그의 정신이 아닌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 >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
.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음
- 사랑의 의미
. 사랑은 다른 사람의 인간성 가장 깊은 곳까지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 시련의 의미
. 시련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이 최고조에 달함
. 만약 피할 수 있는 것이라면 시련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의미 있는 행동
- 임상에 따른 문제들
- 로고드라마
- 초의미(super meaning)
. 인간이 지닌 지적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궁극적인 의미
. 삶의 무의미함이 지닌 절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터득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 인간에게 필요
- 삶의 일회성
. 염세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인
. 사람들은 그루터기만 남은 일회성이라는 밭만 보고, 자기 인생의 수확물을 쌓아놓은 과거라는 충만한곡물창고를 간과하고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 기법으로서의 로고테라피
. 과잉의도, 과잉투사(hyper-reflection) vs 역투사(dereflected)
.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환자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면 바로 그 증상이 나타남
vs 역설의도(paradoxical intention)..자기 자신을 분리시킬 수 있는 인간의 거리두기 능력
. 치료의 핵심은 환자가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데에 있음
- 집단적 신경증
. 실존적 공허, 허무주의
- 범결정론에 대한 비판
. 항상 판단을 내리며 살아가는 존재, 어느 순간에도 변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책임
- 정신의학도의 신조
- 인간의 얼굴을 한 정신의학
. 인간은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을 만든 존재이자 또한 의연하게 가스실로 들어가면서 입으로 주기도문이나 셰마 이스라엘을 외울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 비극 속에서의 낙관
. 고통, 죄, 죽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삶이 그 자신의 잠재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Posted by 나어릴때
비밀같은바람2012. 2. 10. 12:27

빌헬름 라이히(1933초판, 1942증보개정판) / 황선길(2006), 그린비


• 사랑, 노동, 지식은 우리 생활의 원천이며, 이것들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해야 한다.


• 머리글(증보개정 3판, 1942.8.)
. [성격분석]
- 인성의 표면층: 수줍음, 예의바름, 인정많음, 책임감, 양심적
- 중간 성격층: 잔혹, 가학적, 음란, 욕심, 시기심, 충동
- 생물학적 핵심(세번째층): 좋은 사회적 조건이 주어진다면 근본적으로 정직, 부지런함, 협동적, 사랑,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합리적 증오 표출
. 사회적 조건과 변동이 인간의 원초적, 생물학적 요구를 변화시켜 그것을 성격구조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놓은 다음에야, 그 성격구조는 이데올로기의 형태로 사회적 구조를 재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 파시즘은 권위적인 기계문명과 이 문명의 기계론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인생관의 억압을 받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니는 기본적인 감정적 태도이다.
. 정치적 운동으로서의 파시즘은 그것이 인민대중에 의해 탄생되고 대변되었기 때문에 다른 반동적 정당과는 다르다.
. 파시즘은 ... 대중 개개인의 성격구조에 존재하는 모든 특성과 모순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 반역적 정서와 반동적 사회사상의 결합이다.
. 파시스트적 반역성은 혁명적 정서가 진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환상으로 왜곡되는 모든 곳에서 항상 나타난다.
. 순수한 형태의 파시즘은 평범한 인간 성격의 비합리적 반응이 모인 것이다.
. 파시즘은 바로 인종적 증오의 산물이며, 그 인종증오가 정치적으로 조직되어 표현된 것이다.
. 인종 이데올로기는 오르가즘 능력이 없는 인간의 성격구조가 생체병리학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 파시스트의 심리상태는 권위를 갈망하는 동시에 반역적인, 노예상태에 있는 '소심한 인간'의 심리상태와 동일하다.
. '프롤레탈리아 출신'의 장군이 가슴에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나타난 것은 바로 '진짜' 대장군에 '뒤지지 않으려는' 소심한 인간의 시위였던 것이다.
. 파시즘이 대중의 비합리적인 성격구조의 표현, 인종이론이 생물학적 신비주의, 파시스트 신비주의는 자연스러운 성의 신비적 왜곡과 금지에 의하여 제약된 오르가즘적 열망 ... 파시즘에 대한 성경제학적 주장
. 정당 정치가들은 자신들이 '계급의식을 고취'하고자 하는 '노동계급'만을 알 뿐이었다.
. 성경제학적 사회학, 프로이트의 심층심리학과 맑스의 경제이론을 조화시키려는 노력으로부터 탄생했다. 본능적이면서도 사회경제적인 과정이 인간의 존재를 규정한다.
. 대중심리학에 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맑스의 사회학은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를 대립시켰다. 이것은 심리학적 오류다.
. 성격의 측면에서 보면 계급의 구분은 없다.
. 사회적 생산수단의 사회화는 노동하는 대중들이 구조적으로 성숙될 때, 즉 그들이 생산수단을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의식한 후에야 비로소 결정될 수 있고 가능한 것이 될 수 있다.
. 성격구조에 관한 성경제학적 심리학은 사회에 대한 경제학적 관점에 인간의 성격과 생물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덧붙였다.
. 코끼리(6천 년)를 여우굴(3백 년) 속에 강제로 밀어넣을 수 없는 것처럼, 지난 3백 년간의 사회적 대책 정도로는 더 이상 파시즘이라는 대중적 전염병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이 모든 사실들이 말해 주고 있다.
. 따라서 인간들 사이의 국제적인 소통에서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노동민주주의를 발견하는 것이 파시즘에 대한 해답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 용어의 변경/대체 사용
산업노동 > 삶에 필수적인 노동
프롤레타리아트 > 노동하는 사람
의식 > 역동적 구조
욕구 > 오르곤의 본능과정
전통 > 생물학적이며 성격학적 경직성



1장_물질적 힘으로서의 이데올로기
• 균열
. 히틀러 이전 시기 독일의 자유운동: 맑스의 국가이론과 사회이론에 의해 주도 > 민족사회주의 권력 장악, 사회적 사건들에 대한 맑스주의적 기본개념의 정당성에 대한 의혹들, 국제적 현상이 된 파시즘
but 노동자 운동의 실패가 국제적인 민족주의의 강화로 벌충되고 있었던 / 세계대전 발발과 노동자 인터내셔널의 실패, 1918~1923 발생한 러시아 이외 지역 혁명적 봉기들의 분쇄
. 맑스주의적 정치는 그 정치적 실천에 있어서 대중들의 성격구조와 신비주의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 정치적 현실에 대한 맑스주의적 해석의 오류이며 수정의 전제들은 모두 변증법적 유물론의 방법 속에 포함되어 있었음
. 이른바 역사의 '주관적 요인', 즉 대중 이데올로기의 발전과 모순을 주의 깊게 추적하지 않았다는 사실
. 퇴행적이나 활기차고 진보적이기도 한 사회적 힘이 파시즘의 대중적 기반, 즉 반역하는 소부르주아지에게서 나타났으나 이러한 모순은 간과되었으며 이들의 역할은 실제 히틀러가 권력 장악할 때까지 완전히 가려져 있었음
. 비판은 사회적 실체의 모순이 어디에서 '간과'되고 있는가를 증명할 수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고 실천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
. 맑스의 혁명성은 그의 주장이나 그가 가리킨 혁명적 목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진보시키는 힘으로서 산업 생산력을 인식했다는 점,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을 실제와 일치하게 묘사했다는 점에 있다.
. '통속적 맑스주의'는 뛰어난 맑스주의 정치가들이 인간 존재의 모든 것을 실업자문제와 임금문제에 국한시키는 경제주의에 부여한 명칭
. 1930년대 전후 경제적 위기, 어떻게 완전한 빈곤 속에서 생활하는 대중들이 민족주의적이 될 수 있었는가 / 미국 자본에 의존해 왔던 바이마르 공화국은 1929년 미국 대공황 발생으로 극심한 경제위기 직면 > 1933.1.30. 히틀러 수상 취임 .. 맑스의 '착취자에 대한 착취'의 필연성 대신 파시즘의 국제적 강화
• 독일 사회(1928~1933년)의 경제적•이데올로기적 구조
. 극단적인 정치적 반동인 파시즘이 권력을 잡게 도와준 것은 바로 비참한 대중들. 문제는 역사의 동력인 이 대중들의 이데올로기와 정서적 태도가 행하는 역할, 경제적 토대에 대한 이데올로기의 반작용
. 실제 정치가 경제적 분포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분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1932년 독일 선거)
. 1929~33, 독일 경제의 급락기 나치당은 1928-80만표, 1930가을-640만표, 1932.7.("우리는 일자리와 빵을 원한다! 히틀러에게 투표를!")-1,300만표, 1933-1,700만표 획득하며 성장
. 무엇이 경제적 상황과 대중들의 심리 구조가 일치하지 못하게 방해하는가가 근본적인 문제, 대중들이 지닌 심리 구조의 본질과 그것이 유래한 경제적 토대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문제 .. 통속적 맑스주의 개념으로부터 탈피해야
. 통속적 맑스주의: 경제와 이데올로기, '토대'와 '상부구조'의 기계적인 대립 / 경제적 발전이 이데올로기의 발전에 의존하고 있음을 간과 .. '이데올로기의 반작용' 문제는 폐쇄됨 / 레닌이 이해했던 '주관적 요인의 지연'에 관해 말하고는 있으나 이데올로기에서 경제적 모순을 찾으려 하지 않았고 이데올로기를 역사적 힘으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이전의 경제적 상황에서 이러한 디연을 일방적으로 유추했기 때문에 실천적으로 극복하는 건 불가능
. 우리의 정치심리학은 이러한 '역사의 주관적 요인', 특정한 시기의 인간의 성격구조, 그리고 인간이 형성한 사회의 이데올로기 구조를 탐구하는 것 이상이 아니다. ... 의식을 존재로부터 추론하는 정치심리학은 맑스주의 사회학의 매우 특정한 위치에 자신을 종속시키고 편입시킨다.
. 분명히 정치심리학은 개별적 인간만을 다룬다. 그러나 정치심리학이 어떤 계층, 계급, 직업 집단 등에 '공통되는' 전형적인 심리적 과정의 연구를 전문화하고 개인적인 차이를 배제한다면, 정치심리학은 '대중심리학'이 된다. 정치심리학은 맑스와도 연결된다.
. ... 이제 순수하게 경제적인 관계와 성경제학적 관계 모두를 사회학의 틀 속에 통합시키는 것이 이 분야에서 신비주의자와 형이상학자들의 헤게모니를 파괴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 만약 '이데올로기가 경제적 과정에 반작용한다면' 이데올로기는 물질적 힘이어야 한다. ... 즉 이론이 어떻게 역사의 혁명적 변혁에 작용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반동적 대중심리학아 제기한 질문, 즉 '히틀러의 정신이상'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해답을 던져줄 것이다.
. 사회의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심리적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인간 속에 스스로를 재생산해 왔다. ... 이런 구체적인 변화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모순된 방식으로 행위하는 인간에게서 활동적 힘, 즉 물질적 권력이 되었다.
. '반작용'은 사회적으로 행위하는 인간의 성격구조가 수행하는 기능형식으로서 이해될 수 있을 때, 그 외관상의 형이상학적•심리학주의적 성격을 상실하게 된다. 반적용 자체는 자연과학적 성격연구의 개상이다. 따라서 '이데올로기'가 경제적 토대보다 느리게 변혁된다는 확증이 더 분명해진다.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 상응하는 성격구조는 유년기 초기에 근본적으로 형성되며, 기술적 생산력보다 훨씬 더 보수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심리적 구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이 발원한 사회적 관계의 급속한 발전에 뒤처지게 되며 이후의 삶형태와도 갈등을 빚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전통', 말하자면 과거의 사회 상황과 새로운 상황 사이의 모순이 가진 본질적 특성이다.
• 대중심리학의 문제제기
. 경제적 상황은 직접적으로 그리고 곧바로 정치적 의식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 사회적 조건과 사회적 의식의 이러한 균열에 조응하여 사회에 관한 연구는 이중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 즉 경제적 상황은 사회경제학적으로 성격구조는 생체-심리학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 배고픈 사람들 중 대다수는 왜 도둑질을 하지 않는가. 착취당하고 있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왜 파업을 하지 않는가. ... 사회적 상황과 모순되는 대중들의 비합리적 생각과 행동 자체는 더 오래 전의 사회경제적 상황의 결과
. 지금까지 경제주의는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책임의식이 정말로 존재하는가(이것은 자명하다!)라는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노동자의 책임의식의 발전을 억제하였는가'라는 문제가 가장 근본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 대중들의 성격구조에 대한 지식의 결여가 불러오는 비생산적인 문제제기 .. 파시스트들의 권력 장악이 가능했던 것은 사회민주당의 오도된 정책 때문(공산주의자) > '대중들 속에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었기에' 대중들은 파시즘의 기능을 인식할 수도, 인식하려고도 하지 않았는가?
. 노동자들 내부에서 보이는 반동적인 것과 진보적-혁명적인 것 사이의 이런(혁명적 태도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상황에서 혁명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보수적인) 모순을 알아내고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결정적이다.
. 대중심리가 양차 세계대전에서 보여준 토대적 기능은 성굥제학적 관점, 즉 '제국주의적 이데올로기가 노동하는 대중들의 성격을 제국주의의 의미에 적합하도록 구체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관점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 중요한 것은 모든 사회적 질서가 자신의 주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를 구성원인 대중들 속에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cf, 지배 사상은 지배적인 물질적 관계의 이념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M&A).
. 지배 이데올로기는 지배 계급의 이데올로기라는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점이 더욱 중요한데) 한 사회의 경제 구조의 모순들이 종속된 대중들의 심리 구조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는 의미에서 볼 때에도, 한 사회의 경제 구조와 구성원의 대중심리 구조 사이에는 어떤 중요한 관계가 존재한다.
. 비합리적이며 겉으로 보기에는 목적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행위, 즉 경제와 이데올로기 사이의 균열에 대한 이해
• 성억압의 사회적 기능
. 신의 섭리에 대항하는 반란과 '국가의 권위' 및 국가의 대표자들에 대한 반란을 막고 있는 인간의 영원한 도덕적 본성
. 비합리적인 대중심리 현상의 탐구에 접근하기 위한 성경제학: 인간 성생활의 사회학에 시능주의를 적용하고 일련의 새로운 문제제기를 통해 형성된 연구 방향
.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중요한 네 가지 발견을 전제: 의식과 무의식, 꿈과 실수 그리고 각종 정신적 사건이 가지는 기능과 '의미' / 리비도(성 또는 육체적 원천에서 유래하는 성 에너지)가 정신생활의 주된 원동력임을 입증 .. 삶의 생물학적 전제와 사회적 조건이 정신 속에서 서로 마주치게 됨 / 어린이-부모 관계(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가장 본질적인 것까지 포함하는 어린이의 성, 그에 대한 억압('거세 공포') / 인간의 도덕적 기준은 유년기에 사용된 교육조치로부터 유래 .. 어린이의 욕망과 부모의 금지 사이에서 진행되는 원초적 갈등이 후에 개인 '내부에서의' 본능과 도덕 사이의 갈등으로 확장
. 정신분석학을 통해 이데올로기의 역사적 구조와 역동성에 대한 이해, 역사적 유물론을 통해 이데올로기의 역사적 토대에 대한 이해 충족  . . 맑스의 '사회학적' 기반과 프로이트의 '심리학적' 기반에 근거를 둔 사회적 성경제학 .. 본질적으로 대중심리학적인 동시에 성사회학적
. 사회적 성경제학은 프로이트의 문명철학을 거부하고 난 뒤, 정신분석학이 더 이상 임상심리학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바로 그곳에서 시작된다.
. 성이 사회에 의해 억제되고 개인에 의해 억압되는 것은 어떤 사회학적 이유 때문인가를 끊임없이 질문
. 성의 억제와 억압은 문화 발달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비교적 근래에 이르러 권위주의적 가부장제와 계급의 분화로부터 형성되기 시작 .. 이 단계에서 성적 관심은 소수의 물질적 이윤이라는 이해관계에 봉사하기 시작 > 가부장적 결혼과 가족의 형태로 견고한 조직적 형상 획득
. 성의 제한과 억압을 통하여 인간 감정의 형태가 변한다.
. 인간에 대한 성억압과 노동 착취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상황과 성경제적 상황이 서로 뒤얽혀 있는 가부장적 권위주의 사회의 핵심적인 사회제도 파악이 필수적이다.
. 한 개인을 사회경제학적 구조와 사회의 성적 구조에 연결시키는 것, 그리고 사회를 구조적으로 재생산하는 것은 각 개인의 생후 4~5년 동안 권위주의적 가족에서 일어난다는 것 ... 권위주의적 가족제도는 국가의 구조와 이데올로기의 제조공장
. 인간의 권위적 구조화는 근본적으로 성적인 억압의 고착화와 성적인 충동의 생동적인 본질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생기게 된다는 점
. 성의 억압 과정을 통해 성욕이 자연적으로 주어진 충족의 궤도를 벗어나게 되면, 다양한 종류의 대체만족으로 나아간다. .. 대중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군국주의 효과는 본질적으로 리비도적인 메커니즘에 의존한다. ex, 제복, 군대식 걸음걸이, 모병 포스터
. 성의 억압은 경제적으로 억압받는 인간을 자신의 구조적인 물질적 이해관계에 반하여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도록 변화시킨다.
. 대중심리학의 실천적 문제는 정치적 반동이 늘 승리하도록 돕고 있는 수동적 대중들을 활성화하는 것, 그리고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발생해 자유의지의 발전을 가로막는 모든 억압을 제거하는 것이다.


2장_파시즘적 대중심리의 권위주의적 가족 이데올로기
• 지도자와 대중들의 성격구조
. 민족사회주의적 선동은 실제로 '지도자 이데올로기'에 기반하고 있다.
. 지도자 또는 어떤 이념의 주창자가 지닌 개인적 관점이나 이데올로기 또는 강령은 광범위한 계층에 퍼져 있는 대중들의 평균적 성격구조에 조응해야만 (비록 역사적 관점이 아닌 제한된 관점에서만 그렇다 하더라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전제
. 지도자의 인격 구조가 광범위한 대중들 개개인의 구조와 조화를 이룰 때만 '지도자'는 역사를 만들 수 있다. ... 히틀러의 성공은 대중들이 왜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고 몽롱해지며 정신이상의 상황에 빠져들 수 있었는가를 이해하는 문제
. '포츠담의 하루' 1933.3.21.
: 육군성당에서의 수상 선서식, 1871. 비스마르크의 '제2제국' 첫 번째 국회 소집일레 정통 가톨릭 방식으로 역대 왕족들의 묘 참배 / 이후 5.2. 어용단체 독일노동전선 내세워 독일노동조합총연맹 해산을 시작으로 노동운동 철저히 탄압
. 민족사회주의는 소시민계층의 대중심리를 특징짓는 총체적 모순을 보여줌 > 모순 그 자체를 이해할 것, 이런 모순의 공통적ㅊ기원을 제국주의적 생산관계에서 알아볼 것
• 히틀러의 태생
. 그가 선택한 수단은 조직화된 맑스주의의 역량에 대한 인식과 모든 정치운동에서 발견되는 대중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 맑스주의와 그것의 대중조직화 기법을 이용하여 민족주의적 제국주의를 관철시키는 것
• 소시민계층의 대중심리
. 파시즘 아래의 소시민계층과 자유민주주의 아래의 소시민계층은 자본주의의 다른 역사적 시기에 존재했을 뿐 동일한 존재이다.
. "중산계층은 국가의 존재를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 독일국가인민당, 1932.4.8.
. '중산계층의 반란', 대중적 기반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파시즘이 실제로 중산계층 운동이었다는 사실
. 파시즘의 양면성을 '민족사회주의'로 통합 ... 반자본주의적이고 혁명적인 운동으로 획득한 권력의 강화 유지를 위해 대자본의 경제 질서를 극단적이고 제국주의적으로 옹호
. 중산계층이 대중운동을 전개하고 나서야 파시스트 운동은 대중운동이 되었음
. 중산계층의 사회적 지위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서의 지위, 권위주의적 국가기구에서의 지위, 특별한 가족적 상황에 따라 규정
. 소시민계층은 항상 위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의 경제적 상황과 이데올로기 사이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
. 대부르주아지 계급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과 동일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성-도덕적 이데올로기로 경제적 상태를 보상받으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성적 생활양식과 이에 의존하는 문화적 생활양식은 본질적으로 도시의 소시민들이 육체노동자로부토 자신들을 구별하는 데 이용된다.
. 권위주의적 국가는 자신의 대리인인 아버지를 모든 가족에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가족이 국가의 가장 가치 있는 권력 도구가 된다.
. 권위주의적 가족의 존속에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을 형성하고, 소시민계층 사람들의 성격구조 형성에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성의 금지와 성적 쇠약은, 성적 죄의식으로 충만하고 감정적으로 깊게 고착화된 종교적 두려움의 도움을 받아 관철된다. ... 성욕의 저제와 성의 억제를 유지하도록 하는 강제는 명예, 의무, 용기, 자기 통제와 같은 발작적인, 특히 감정적인 것을 강조하는 관념을 발전시킨다. 그러나 발작과 과장된 흥분을 보이는 이러한 심리적 태도는 현실적인 개인 행동과 묘한 모순 관계에 있다.
. ... 성적 억제가 권위주의적 가족에 [개인을] 얽매이게 하는 수단이라는 점,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아이의 (또한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원초적인 생물학적 연결이 성적인 현실을 가로막고, 풀리지 않는 성적 고착과 불능을 발전시키고, 다른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cf,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사회가 어린이들에게 가하는 성억제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그 결과이다.
. 어머니에 대한 유대는 가족적 유대의 핵심이다. '고향과 민족이라는' 관념은 '주관적-정서적 핵심에서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관념인 것이다.'
. '생명의 샘' 계획(1936~): 유럽의 지배민족인 '아리아 인종'을 대규모로 양육하기 위한 순수 독일 혈통의 모든 기혼•미혼 여성에게 '성스러운 의무'로서 다출산 장려, 모든 나치친위대 대원들은 4명의 아이를 임신시켜야 했다(혼외도 불문). ... 괴벨스, "그녀(독일의 어머니)는 민족사상의 유일한 전달자이다. 어머니 개념은 '독일인이라는 존재'와 영원히 결합되어 있다."
. 어머니에 대한 이런 유대는 그것이 가족적•민족주의적 유대로 발전되는 한, 그 자체가 사회적 산물 ... 이와 같이 사회적인 근거를 가진 영속화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유대는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민족주의적 감정의 토대가 되며, 바로 이 단계에서 그 유대는 반동적인 사회적 힘이 된다.
. 소시민계층은 인격화된 민족에 완벽하게 동화될 수 있다. cf, 괴벨스, "유태인들이 '어머니 독일'에게 얼마나 많은 나쁜 짓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가? ..."
. 이탈리아 파시즘처럼 대지주의 이해관계에 기대 초기의 성공을 이루어낸 정당인 나치당은 소농과 중농 대중들에게 사회적 토대를 창출해 줌으로써 그들의 지지를 획득해야만 했다.
• 민족사회주의적 자존심
. 대중들 개개인이 무력해지도록 양육되면 지도자와의 동일시는 더 뚜렷이 나타나며, 보호에 대한 아이와도 같은 욕구는 지도자와 하나가 된다는 감정의 형태로 더욱 위장된다. 이런 동일시 경향이 민족적 나르시시즘, 즉 각 개인들의 '민족의 위대함'에서 빌려온 자존심의 심리적 토대이다. 반동적인 소시민계층은 지도자와 권위주의적 국가에게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 반대로 자신의 전문성을 의식하고 있는 노동자, 즉 자신의 순종적인 성격구조가 작동하지 못하게 막아낸 노동자는 자신을 자신의 일과 동일시한다. ... 전세계의 노동하는 대중들과 동일시하고, 사회적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식을 토대로 해서 그는 자신이 지도자라고 느끼는 것이다. > 동일시하려는 욕구는 같지만, 감정들을 자극하는 내용과 대상이 다름
. 사회적 상황은 단지 대중들 개개인의 이데올로기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조건일 뿐이다. 사회적 세계가 정서생활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게끔 만들어주는 '원동력'을 살펴야 ... 배고픔, 비결정적 / '아버지에 대한 유년기적 반항', 지식인 혁명가에 유효
. 지난 수십 년 동안 산업노동저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이데올로기 과정, 순수하게 문화적으로 노동귀족에게서 볼 수 있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 20세기의 산업노동자들은 맑스 시대의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니며,사회의 부르주아 층이 지닌 생활형태와 관점을 주로 받아들였다.
. 형식적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인종적 편견과 경제적 차이를 제거하지 못하였으나, 그 범위에서 관철된 사회적 노력은 다양한 사회 계층 사이의 구조적 경계와 이데올로기적 경계를 없애버렸다.
. 파시즘이 어떻게 노동계급에 침투했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에서부터 [나치당이] 파시스트 독재의 길을 열기 위해 '비상사태법'으로 의회를 정지시킨 과정까지를 추적해야 한다.
• 산업노동자의 부르주아지화
. 파시즘의 노동자 집단 침투: 이른바 '룸펜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직접적인 물질적 매수, '노동귀족'에 대한 물질적 매수와 이데올로기적 영향력 ... 정치적으로 볼 때 파시즘은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약속속 < 히틀러는 산업계의 유력자들과 협상하여 재정지원을 받고 파업금지 약속
. 대중들의 욕망을 이용한 나치당의 대중심리학적 정책: 1934. '자동차(폴크스바겐) 대중화' 정책, "오토바이 값으로 자동차를!" but 폴크스바겐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1938. 이후 전쟁 위한 군용차로 개조됨
. 사회의 진보와 퇴보은 단지 순간적인 열정만을 불러일으키는 정치적 상투어에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구체적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 독일에서 혁명적 대중작업은 거의 '굶주림에 반대하는' 선전에만 국한되었다.
. 일상생활을 사회적으로 극복하는 것은 반동적으로 오염된 대중들에게 견딜 수 없는 동요를 일으킬 것이다.
. 파시즘은 계급의 폐지, 즉 프롤레타리아트의 존재를 없애리라 약속했으며, 이런 식으로 육체노동자들이 느끼는 사회적 열등감을 상기시켰다.
. 대중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사회민주주의는 추종자들의 보수주의적 성격구조에 토대를 두고 있다.
. 위기가 닥쳤을 때 보수주의에 오염된 노동자 계급의 모습: 지도자에 대한 유대, 보수적 소시민계층에 대한 성도덕주의적 동화
. 비참함과 보수주의적 사유 사이의 모순이 작동하는 상황에서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은 다른 혁명적 조직이 없을 때 틀림없이 파시즘으로 나아가게 된다.


3장_인종이론
4장_하켄크로이츠의 상징적 의의
5장_권위주의적 가족의 성경제학적 전제
6장_국제적인 반성적 조직으로서의 신비주의
7장_신비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성경제학
8장_성정치적 실천의 몇 가지 문제들
9장_대중과 국가
10장_노동의 생체사회적 기능
11장_삶에 필수적인 노동에 책임을 부여하라
12장_자유투쟁에서의 생물학적 오산
13장_자연스러운 노동민주주의에 관하여


... 아쉽다, 언젠가 다시 구해서 끝까지^^

Posted by 나어릴때